천일 여행

천일여행 932일째, 2018년 1월 7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1. 8. 11:00

천일여행 932일째, 20181() 애틀랜타/맑음

 

혼자 사는 사람의 애처로운 우아한 일요일 아침?

오늘도 춥지만 클럽에서 어제 온 이메일에 의하면 Pines 9홀만 1445Open,

때문에 아침을 늦장을 부리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늦은 시각까지 누워 있으려 하였지만 내 한계는 830분을 넘기지 못했다.

침구 정돈을 하고 집안이 Dry해 두 개의 가습기를 동시에 틀고

예의 아침에 먹는 것, 바나나와 Buleberry 등을 갈아 넣은 우유와 갖가지 약을 먹곤

스트레칭을 하는데 다른 날에 비해 거의 절반 속도로 하지만 강도는 더 세게 하였다.

물론 안 방의 오디오에서는 베토벤의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에 취해 보고자 TVoff.

집안을 밝히는 찬 공기를 뚫은 강한 햇살에 안기듯, 아님 살갗과 대화를 하듯 천천히······

게으름을 피우려는 뼈마디와 근육을 깨우며 통증의 쾌감을 느꼈다.

그리곤 음악에 맞춰 춤추며 기지개를 켜는 몸이 환각 속으로 빠지듯 늘어지고

정신은 혼자라는 고독과 외로움의 혼란 속에서도 내가 누구며 어디에 있는지 일깨워준다.

물을 끓여 작은 토마토를 담그고 조금 더 끓이면서 껍질을 벗겨 그라인더에 갈아 주스를 만들고

빵 두 조각을 Toasted하여 하나에는 Blueberry Jam을 다른 하나에는 Blue Cheese을 얹고

이미 만들어 놓은 커피 등을 아해가 준 빨간 쟁반에 담아 테이블에 자리하였다.

그러는 사이 베토벤의 음악은 운명 교향곡을 거쳐 Moonlight를 이어 엘리제를 위하여 연결된다.

! 혼자라서 고독한 아침이여!

하지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햇살 가득한 집에서 부려보는 사치스러운 여유로움이여!

이렇게 혼자 사는 고독함 속의 여유를 즐긴다.

그럼에도 그리움은 그칠 줄 모르고 새록새록 자라기만 한다.

 

언어의 장벽 혹은 함정?

운동을 마치고 본 아침에 일어나기 직전 클럽에서 온 이메일에 의하면 어제 예고한 대로

시작은 1145, Pines만 열고 18홀을 돌려면 Pines을 한 번 더 하라는 내용이었다.

나갈 준비를 마치고 본 클럽에서 이메일은 아래와 같았다.

 

제목 : Pines Golf Course Back Open (TPC Sugarloaf)

내용 :

Your golf professional at TPC Sugarloaf has sent you the following:

 

Dear TPC Sugarloaf Member,

We wil be uncovering the greens on the Pines Golf Course today, which will be available for play beggining at 11:45 AM. To check availability please contact the Golf Shop 770-418-1994.

 

We look forward to seeing you around the club.

TPC Sugarloaf Golf Staff

 

뜬금없이 ‘Pines Golf Course Back Open’은 뭐며, ‘uncovering the greens’은 또 뭘까?

언제 Close한다는 이메일이 왔었나?’하고는 이메일을 뒤져 봤지만 없었고

greenuncovering은 뭐지?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이메일 문장에 대한 혼란이 왔다.

혹시 내가 모르는 무슨 뜻이 있는 걸까?

혹시 close 한다는 뜻은 아닐까?

올라갔다가 헛걸음 하고 돌아오는 거 아냐?

그러다 일단 가자. 가서 만일 Close한다면 책을 읽다가 샤워하고 내려오자.

클럽에 도착해 Pines 9번 홀에 녹색 비닐로 덮여있는 그린을 바라보며,

메일의 will be uncovering을 이해는 했지만 아직도 걷어내지 않으면 뭐지?

하면서 이메일 내용에 더욱 혼란스러웠고 1115, 그러니까 Start30분 남았는데

자동차는 몇 대 보이지만 준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클럽하우스 쪽을 바라보니 Cart가 몇 대 나와 있는 것을 보고

‘Close라는 뜻은 아니구나.‘하면서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메일 보낸 친구가 뭔가 착각 한 것은 아닐까?

참다못해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걸었더니 Patrick이 받기에 “Open하냐?”고 물었더니

"Yes. But if you want 18holes play, 2 turns pines."

어제와 아침 온 이메일과 다름이 없다.

그런데 그린은 왜 Cover를 벗기지 않지?’

그러는 사이 우리 뒤를 따를 한 그룹의 사람이 카트를 끌고 와서 가방을 싣고

Mr, Park이 연습자 올라가는 곳에 차를 세우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준비를 마치고 연습장에 올라가니 아직은 온도가 낮고 바람까지 불어 춥다.

볼 몇 개 연습하고 바로 1번 홀로 가는 데 9번 홀 그린은 여전히 비닐로 씌워져 있었고

멀리 보이는 1번 홀에 두 사람이 서서 그린을 바라보는 모는데 갑자기 물을 뿌려댄다.

자세히 보니 그린은 벗겨져 있었지만 스프링쿨러가 돌아가며 물을 뿜어내는 것을 보며

이 추운데 물은 왜 뿌리냐?”Mr. Park에게 물었더니 글쎄요.”하며 연습스윙을 하는데

Mark가 카트를 타고 와서는 1번 홀부터 그린에 있는 것을 벗기고(uncovering)

얼어 있기에 빨리 녹으라고 물을 뿌리는데 만일 앞에서 그런 작업을 하면

기다렸다 플레이를 하라는 주의를 주는 사이 박 사장이 땅이 얼어 Tee가 꼽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기에 드라이버 헤드를 이용해 두드려 박으라고 알려줬지만 잘 안 되니까

뒤에서 보던 Dr. FangTee Box 표시용 돌을 들어 밖으라 알려준다.

하지만 땅이 너무 딱딱하게 얼어 잘 들어가지 않자 높이 꼽혀있는 상태에서 티 샷을 한다.

그린이 다다랐을 땐 뿌린 물로 그린이 흥건히 젖어 있었고 Hole 핀의 깃발은 물을 머금고

찬바람을 맞아 딱딱하게 얼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그린은 물을 머금었지만 축축하게 녹아 있다.

앞에서 벗기고 물을 뿌리도록 조절하는 사람들이 빨리 지나가 3번 홀 부터는

흥건함은 없이 촉촉한 상태에서 제법 많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하! 이런 방법으로도 녹일 수 있구나.’

하지만 땅의 온도가 영하는 아니기에 가능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8번 홀 그린에 도착하였을 땐 강한 햇살로 등이 따사롭게 느껴졌고

그린은 비가 조금 내린 뒤의 상태처럼 되면서 제법 깊이까지 녹아 디봇도 제법 생겼다.

Pines만 두 바퀴를 돌고 샤워를 하면서 내 스스로 내린 결론,

클럽의 이메일에서 ‘Back open'이라고 한 것은 중간에 Close한다고 메일을 보낸 것으로

착각 했었던 것 같고 'will uncovering'은 그들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는 것이다.

뭔가 궁금하면 전화를 묻곤 한다고 다짐 하였지만 오늘도 나 혼자 판단하고 고민하고, 걱정하고

이제 부터는 궁금하면 그냥 묻자

괜스레 언어의 장벽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내가 잘 모르는 함정이 있다고 고민 말자.

충분한 설명이 쉽지 않아 조금은 우왕좌왕 한 듯 표현했지만 결론은 그냥 묻자.’.

 

샤워를 마치고 내일 점심을 Togo해 집으로 와서는 무를 썰어 어묵탕을 끓이는 사이

오늘 입었던 옷에 몇 가가지를 더해 세탁기를 돌리고 호박을 썰어 볶아

오이무침과 함께 저녁, 포도와 카모마일로 후식, 설거지는 Dish Wash의 도움을 받으며

앉아서 쉬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