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419일 2019년 5월 9일(목) 애틀랜타/오전/맑음, 오후/대체로 흐림 저녁/비
존재의 이유
노래 제목이 아니라 몇 번을 이야기해도 부족한 사무실에서다.
오늘 Eric, 박 사장 등과 셋이 골프를 하면서 11번 홀을 진행하고 있는데
Liana로부터 전화가 걸려 와서는 "QuickBook이 too slow"하다면서
혹시 Upgrade를 시작했느냐고 묻는다.
실은 이번 주 금요일 오후와 월요일 오전에 QuickBook Upgrade를 위해서
Server를 Shutdown하겠다고 공지하였기 때문에 묻는 말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참 성가시다하면서도 누군가의 Computer가
Data를 Hold하고 있는 데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Jonas다.
그는 이메일을 보거나 온라인으로 뭘 보다가도 Close하지 않고 그냥 가는 일이
너무 많기에 몇 번 주의를 줬지만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다.
꼭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가 자리를 떴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양
그러는데 정말 나와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른 습관이지만 이젠 잔소리도 포기...
하지만 여러 직원들이 사용하는 Main Data에 영향을 주는 일은 말았으면 좋겠는데
정말 안 되기에 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 오늘도 그런 생각을 먼저 하였다.
Sever를 Shutdown했다가 Restart하면 풀릴 것 같아서 설명을 하는데
내가 영어를 못하는 건지 아님 Liana가 컴퓨터에 대한 공포감 혹은 너무 몰라 그런지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하기에 내가 점심시간 무렵에 갈 테니 그냥 쉬고 있으라는 말로 중단.
마음이 흐트러졌기에 이후엔 골프가 흔들리면서 네 홀을 연속 실수를 하였다.
물론 마음이 흔들리니 판단력도 흐려지기도 하였기에 더욱 그랬다.
6point game을 비슷하게 가다가 그 네 홀에서 엉키는 바람에 바로 꼴찌로 추락...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나머지 세 홀에 집중해 추격을 시작했고 마지막 홀에서
박 사장을 따라잡아 2등으로 마쳤지만 Eric을 앞서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회사에선 존재의 이유가 충분하지만 골프를 하고 노는 것에는 자꾸 발목을 잡는다.
에궁, 내 팔자야!!!
Eric은 오늘 골프를 마치고 내일 Wife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두 아들, 그리고 동생들과 함께 60회 생일 파티를 한단다.
며칠 전 시애틀에 사는 갑장 강 사장이 생일이라기에 축하메시지를 보냈더니
고맙긴 한데 60이라 씁쓸하다는 답장이 왔다.
해서 ‘가는 세월이 그런 걸 어쩌겠냐? 받아 들여라’는 답신을 했더니
‘당신도 생일 맞이해봐, 그 때서야 내 맘을 알 거야’는 회산이 왔는데
Eric도 이제 꽉 차는 60살이 되는 건데 그는 괜찮나?
그리고 나도 정말 그러려나?
사무실에 도착하자 QuickBook의 속도는 Normal로 돌아왔단다.
‘그럼 미리 전화라도 해주지‘
그건 내 생각일 뿐...
아마도 모든 시스템을 Shutdown시키면서 Hold했던 게 풀린 것 같다.
그럼에도 서버를 점검하고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점심 식사,
그리고 내일 Upgrade를 위한 몇 가지 확인을 마치고 퇴근하려는 데
내일 아침에 할 Crew 주급자료가 완성되었다기에 잘 되었다 싶어 서둘러 마무리하였다.
굳이 사무실로 올 필요가 없어졌기에 골프장으로 바로 올라가 운동을 마치고
몇 가지 정리만 끝나면 바로 시스템 작업을 하면 될 것 같다.
집에 도착해 잠시 쉬다가 콩나물 삶아 무치고, 매운 고추를 잘게 썰어 멸치를 볶고
된장찌개를 끓이는 등 분주하게 저녁준비를 마치고 식사, 설거지를 마치곤
집을 나서 우산을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약간의 비가 내리면서 쌀쌀한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걸을 만 했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 컴퓨터 작업이 잘 되기를 바라며 잠자리로 향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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