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92일째 2020년 5월 16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5. 17. 10:28

천일여행 1792일째 2020516() 애틀랜타/맑음

 

“Mr. Song, electric cart lot better for you or little better than push cart?"

오늘 안·박 사장, Eric 등 넷이 골프를 하는 데 첫 홀에 Tee shot을 하고 페어웨이로

걸어가는 데 Eric이 다가와 물었던 말이다.

그는 2~3주 전부터 허리가 아파 많이 힘들어하다 급기야 지난 목요일과 오늘은

박 사장과 Match game도 하지 않는 데 아마도 허리 때문에 카트를 고려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몇 홀 더 지나다 또 묻는다.

"Mr. Song remote control better or no remote control better?"

"I don't know!"

아주 단호하게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같은 이야기와 질문을 나 말고도 안·박 사장에게

번갈아 하다가 나에게 또 묻는 데 같은 질문을 왜 돌아가며 하는 지 달갑지 않아서였다.

 

뒤로 갈수록 허리가 아파 많이 힘들어 하며 샷을 할 때마다 끙끙거리기에

"I think you stop better!"라고 말한 것은 그렇게 힘들면서 굳이 계속하는 이유를 몰라서다.

끙끙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지 않은데다 아프니까 대충대충 하면서 시간만 잡아먹는 게

전체 흐름을 자꾸 끊거나 흐트러뜨리고 있어서였다.

그럼에도 계속 하다가 15번 홀을 마치고 16번 홀 티샷까지 하고는 자기 집에 가까워지니

가버리는 모습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가 보기 좋지 않았다.

송 사장, 내가 한 사람 보내 버렸어.”

17번 홀 그린에서 안 사장이 떠난 Eric을 두고 한 소리였고 다음 홀로 이동하면서 하는 말

저 놈 정말 웃긴 놈이야, Remote control하고 아닌 것 하고 어떠냐고 해서

가능한 Remote Control이 좋다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거든?“

그런데?”

그런데 저 놈이 박 사장한테 가서 Mr.안의 말을 믿을 수 없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는 거야!”정말?”

박 사장이 치고 들어온다.

: “그렇게 이야기한 건 아니지요. 그게 아니고, 나한테 와서 Mr.안이 Remote Control

좋다고 했는데 그게 맞는지 Mr.박이 Mr.안에게 다시 한 번 물어봐 달라는 거였어요.“

: "그게 그 말이지. 내가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줬는데 못 믿고 박 사장한테 가서

나 한테 다시 한 번 물어달라고 하는 게 웃기지 않아?

그런데 더 웃긴 건 이미 Remote Control되는 걸로 모델까지 정해 놓고 우리한테

확인 하는 게 그 짓거리를 하는 했던 거야. 송 사장 괘씸하지 않아?“

: “.....”

: "저 친구가 원래 의심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 "그래 놓고 왜 물어봐?“

어찌 보면 나이든 사람들이 뭐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장난 같으면서 또 다른 한 편으론

상대하지 말아야 할 친구를 상대하며 시간과 정신 낭비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갑자기 지난 목요일 12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하고 공이 좋은 곳을 잘 갔는데

항상 왜 그렇게 치지 못하느냐며 F자 들어가는 욕을 하기에

하도 듣기가 거북해서 물어볼 말이 있다며 너는 네 와이프나 아이들 앞에서도 그런

욕을 하느냐고 물으니 잠시 주춤하더니 가끔이라는 대답을 한다.

그럼 네 와이프나 아이들이 뭐라고 하느냐고 물으니 아무 말 안하고 겸연쩍어 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제나라(중국인이니 중국이 아닐까 한다.)에서 살지 못하고

이민자 생활만 하다 보니 자기가 약하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했던 말과 행동인가

아님 자기를 보호하려고 그랬던 것인지... 그게 그건가?

 

: “아까 그러는 거예요. 다음 주 화요일 카트를 타고 골프를 할 건데 골프백을 메고

쳐서 허리가 아픈 건지 아님 스윙 때문에 아픈 건지 확인이 필요해서 그럴 거라고 하더라구요.“ 18번 홀 두 세컨 샷을 하고 다음 위치로 걸어가며 박 사장이 했던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데 스윙 때문에 아프면 골프를 그만 둘 사람이

아니고, 암튼 어쩌면 그와 골프를 하면서 카트 타는 모습을 처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골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 그리고 양상치와 샐러리, 오이, 말린 Blueberry 등에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으로 드레싱을 한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는 족욕을 하며 땀을 냈다.

의자에 앉아 잠시 졸고 늘어져 오후 시간을 보내다 저녁 준비.

갑자기 소화가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버섯과 소고기, 양파를 넣고 끓인 죽으로 저녁,

찬은 고추짱아지와 멸지볶음, 양을 조금 많이 만들었던 듯,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소화에 도움이 되고자 1층으로 걸어 내려가 PackagePickup하고 올라와 하루를 마무리.

오늘도 하루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