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바보 이반 - 톨스토이

송삿갓 2014. 8. 27. 22:36

 세몬 : 큰아들(군인)

 타라스 : 둘째아들(상인)

 이반 : 셋째아들(농사꾼)

 말라냐 : (주부, 귀머거리 이자 벙어리)

 두목 도깨비와 세 마리의 작은 도깨비

 

 이 소설은 당시에 귀족을 상징하는 귀족 계급인 큰아들 세몬, 부자를 뜻하는 상인인 둘째 타라스 귀족과 부자의 권력과 욕심의 대변자로 상징되는 도깨비 그리고 조종에 무조건 복종하고 따라야 하는 농민을 상징하는 셋째 이반과 듣거나 말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 하는 무 지배계층의 딸 말라냐를 통해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이야기로 되어있다.

 군인인 세몬은 전쟁에 이겨 큰 벼슬을 하고 귀족 딸과 결혼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부자인 아버지를 찾아가 빼앗다시피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는 재산을 가져온다. 상인인 둘째 타라스 역시 살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의 몫에 회색종마까지 빼앗 듯이 자신의 몫으로 챙긴다. 이 과정에 부유한 농부의 아버지는 집에서 묵묵히 농사를 짓는 셋째 아들 이반과 벙어리 딸의 핑계로 큰아들과 둘째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으려 하지만 바보인 이반이나 귀머거리인 말라냐가 무엇을 알겠으며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듯 빼앗듯이 재산을 가져간다.

 집에 남아 재산을 지키고 노력을 한 셋째와 벙어리 딸 말라냐는 말하지 않고 듣지 않으며 순응만 하는 농민과 일반 서민을 대표로 하고 이를 지켜주려는 아버지는 세상 삶의 순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권력자인 세몬과 부자인 타라스는 순리와 농민, 일반 서민의 고통과 어려움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욕심이라는 악마는 모두가 잘 살기를 바라는 사회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 악마는 특히 마냥 선량한 사람들이 사는 사회를 방관할 수가 없다. 그래서 권력과 부자를 부추겨 최종 목표인 선량한 사람을 쓰러뜨리려 한다.

 작은 도깨비 한 마리는 군인인 세몬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전쟁을 일으키지만 적을 이용하여 쓰러뜨리고 도망자로 만든다. 다른 작은 도깨비 한 마리는 상인인 타라스를 욕심쟁이로 만들어 결국은 망하게 만든다. 또 다른 작은 도깨비는 농민인 이반의 배를 아프게 하여 쓰러뜨리려 하지만 무지하도록 선량한 농민을 쓰러뜨리지 못하고 아픔을 고치는 세 개의 풀뿌리를 건제주고서야 죽음을 면하고 없어지고 만다. 세몬과 타라스를 무너뜨린 작은 도깨비들이 이반을 무너뜨리려 하지만 군인을 만드는 재주와 돈을 만드는 재주를 건네주고 죽음을 면하지만 없어진다.

 전쟁에서 지고 도망자 신세가 된 세몬과 쫄닥 망한 타라스는 동생 이반에게 얹혀살지만 신분이 맞지 않은 농민과 한 식탁에서 함께 자리하지 않음으로 버리지 못하는 비꼬인 심성을 보인다. 그리고 세몬은 동생이 가진 재주로 군인을 만들어 전쟁을 하여 이겨 왕이 되고 타라스 역시 동생의 재주로 금화를 만들어 큰 상인이 되어 돈을 벌어 역시 왕이 된다. 세몬은 서민을 억압하고 눌러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폭력집단을 둘째 아들 타라스는 자본주의의 사회 구조에서 돈의 위력으로 군림하는 집단을 표현한다. 이처럼 군인과 상인의 국가에서 군대와 돈은 악마가 농민에게 던지는 유혹이다. 공주와 결혼하여 농민의 나라 왕이 된 이반 나라의 굼민은 군대와 돈은 불필요하고 오로지 노동만이 살 길로 표현된다. 군대는 음악이자 노래로 돈은 여자들의 장식물이나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노리개에 지나지 않는다.

 

 작은 도깨비를 통해 사회 전체를 무너뜨릴 것을 기대하고 있던 두목 도깨비는 결국 자신이 나서서 폭력의 군인 나라와 노예의 상인 나라를 망하게 하고 군인으르 변장하여 농민의 나라인 이반의 나라에 간다. 군대 만들 것을 제안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결국 이웃 나라를 찾아가 이반의 나라를 공격하게 하지만 이반 나라의 사람들은 대응하지 않고 결국 이웃 나라의 군대들은 싸울 기력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다.

 두목 도깨비는 다시 신사로 변장하여 돈으로 이반의 나라를 굴복시키려 하지만 놀이개 이상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농민의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넘치는 금화로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두목 도깨비는 얻어먹기를 거듭하며 궁궐에까지 가게 된다. 이반의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인 말라냐는 손을 보고 농민인지 게으름뱅이인지를 구분한다. 말 못하고 듣지 못하지만 노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노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남이 먹고 남은 것을 먹어야 하는 노동 제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두목 도깨비는 왕인 이반에게 손과 등으로 어렵게 일할 것이 아니라 쉽게 머리로 일하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제안을 받아들인 이반에게 머리로 일하는 어려움을 설명하는 모순을 나타낸다.

 "그렇다고 머리로 일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내 손에 굳은 살이 없다고 먹을 것도 주지 않는데 그건 여러분들이 머리로 일하는 것이 손으로 일하는 것보다 백배는 힘들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어쩔 땐 머리가 뻐개질 정도로 힘들 때가 있어요.“

 이 말에 이반은 골똘히 생각하다 이렇게 묻는다.

 “하지만 당신은 왜 그렇게 괴롭히는 거죠? 머리가 빠개질 정도가 쉬운 일이라고요? 그렇다면 차라리 손과 등을 써서 좀 더 쉬운 일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이에 두목 도깨비는 더 이상 바보로 살지 않도록 자신이 희생해서 머리로 일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을 하고 이반은 손이 지쳤을 때 머리로 일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하며 광장에 높은 망대를 만들고 그 위에 연단까지 만들어 가르치게 하였다.

 신사로 변장한 두목 도깨비가 연단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무식한 백성들은 손을 쓰지 않고 머리로 일하는 것을 배울 것을 기대하며 광장에 몰려왔다. 신사는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 하였지만 백성들이 알아들을 리가 없다. 계속 떠들기만 하는 신사는 음식을 먹지 못하여 쇠약해지고 비틀거리다 기둥에 머리를 부딪치고 결국을 연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이 때 이반이 중얼거린다.

 “그렇구나, 신사가 때로는 머리가 빠개질 수도 있다고 하더니 진짜구아. 이건 손에 굳은살 박히는 정도하고는 비교도 안 돼, 이렇게 일하다가는 머리가 흑투성이가 되겠군

 

 “노동

 머리의 노동은 이반의 백성들에게는 불필요하다. 그들은 두 손과 등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자신이 귀족임을 버리고 일반 서민들을 위한 소설을 쓰면서 지배권력 그러니까 군인이나 귀족, 돈을 많이 버는 상인들에게 서민들의 애환과 육체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여러 가지 설화를 묶어 바보 이반의 4남매와 도깨비를 통해서 표현하기는 했지만 말 못하고 듣지 못하면서 묵묵히 노동에 힘쓰는 서민들을 위로하며 격려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