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렘브란트의 유령(Rembrants' Ghost) - 폴 클리스토퍼, 하현길 옮김

송삿갓 2022. 4. 7. 03:33

렘브란트의 유령(Rembrants' Ghost) - 폴 클리스토퍼, 하현길 옮김

 

보물섬,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들었던 꿈과 환상의 보물섬,

그리고 그것을 찾아가는 여정과 그 사이 벌어지는 미스터리와 암호 등

꼭 동화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했다.

책의 끝장을 끝줄을 읽을 때 즈음에 분명 보물은 찾았는데 얼얼하다.

분명 동심처럼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후기를 어떻게 쓰지?

런던에서 암스테르담, 싱가포르에 말레이시아까지

팔라완 섬, 주룽에 말리벨리스, 삼보앙가에 슬루해, 그리고 라부안 섬

거기다 쉽지 않은 배 이름에서부터 항해용어까지 쉽지 않아 그냥

재미있었다. 엄청~’이라고 초 간단으로 쓰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성의 없는 것 같았다.

 

그럴 때 자주 참고하던 [옮긴이의 말]을 보는 데

어렸을 때 스트븐슨의 [보물섬]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런 모험을 하고 싶다.‘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는데, 사라져 버렸던 그 꿈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나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에 책을 더 뒤적였더니 이런 좋은 내용을 인용한다.

 

칙릿과 미스터리를 뛰어 넘는다

제목에서부터 다빈치 코드」「진주고리 소녀처럼 그림 속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소설이

연상된다. 첫 장을 펼쳤더니, 어라, 칙릿(Chick-lit) 냄새가 폴폴난다. 배경은 런던의

경매 회사, 주인공은 모델 같은 몸매와 눈이 핑핑 돌아갈 만큼 완벽한 외모를 가진 아가씨,

핀이다.

 

그의 직업은 1710년 설립된 메이슨-고드윈 경매회사의 고객자문역, 우아하고 세련돼

보이지만 사실 차나 나르는 허드렛일이다. 사장은 잔소리꾼이고 대학에서 배운 인류학·미술사

지식을 써먹을 기미는 안 보인다.

 

그에게 젊고 잘 생긴 영국의 공작 필그림이 나타나고, 놀라운 사실이 알려진다. 핀의 친부는

거대 해운회사 상속자이고 그가 딸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는 것이다. 렘브란트의 그림

한 점과 암스테르담의 대저택, 동남아 보르테오섬 앞에 떠있는 낡은 배 한 척, 주인공들은

보름 안에 유산을 찾아내기 위해 그에 얽힌 비밀을 쫓기 시작한다. 추격자를 만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고, 태풍을 만나 무인도에 떠밀려가기도 한다. 이들의 여정은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고 21세기의 난파선과 15세기 중국의 보물섬을 오간다.

 

틈틈이 트렌디한 요소도 심어져 있어 재미를 더한다.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는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 A380을 탄다거나, 싱가포르의 호화로운

래플즈 호텔에서 우아한 아침을 보낸다거나, 심지어 무인도에서(실제 무인도는 아니고 외부와

차단된 섬)달걀과 베이컨과 스타벅스 커피를 곁들여 식사를 하는 식이다. 한 마디로

역사예술 미스터리와 칙릿, 로빈슨크루서 같은 모험담을 한 권에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다.

 

저자 폴 크리스토퍼는 미국 아이비리스의 한 대학에서 근세사를 가르치는 교수, 신원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필명으로 활동한다는 그의 박학다식이 드러난다.

-홍주희 기자(중앙일보)-

 

책의 겉표지에 [오랜만에 맛보는 즐거움이었다.]라는 작가 조진국의 평이 있는데

나는 동심으로 돌아가 재미있게 잘 읽었다.’라는 한 줄을 더하는 것으로 후기를 마친다.

 

April 6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