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578일째 2022년 7월 11일(월) 애틀랜타/흐림

송삿갓 2022. 7. 12. 09:58

천일여행 2578일째 2022711() 애틀랜타/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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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적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몸과 마음을 쉬기로 한 월요일이다.

은퇴한 사람이 골프를 쉬는 게, 그러니까 노는 걸 쉬는 게 쉰다는 표현 말이다.

암튼 그러기로 한 날이기에 느긋하게 아침시간을 보냈다.

 

어머님과 영상 통화를 하고 매일 먹는 아침 간식을 만들어 먹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등의 여유를 부리는 아침이었다.

하지만 지난번 고장으로 해체했다 조립했던 커피 메이커는 또 말썽을 부린다.

다시 한 번 뜯어서 점검을 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아 덮어두었다.

아해가 이베에서 사고 싶다는 자켓을 Offer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Accepted

주문을 마쳤고 며칠 전부터 끓이던 꼬리곰탕에서 기름을 걷어내고 다시 끓이기도 했다.

 

어제 저녁부터 진통소염제를 중단했는데 아침에 왼쪽 손목에 통증이 심했고

때문인지 두통까지 있어 편두통약을 먹을까 말까를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며 쉬는 데 배가 살살 아프더니 결국 설사를 쏟아냈다.

심하진 않지만 어쩌면 그 때문에 두통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뭘 잘못 먹어 그랬을까?

어제 서라벌 모임에서 대구지리를 먹었는데 약간 톡 쏘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때문인가?

아님 고추조림, 그도 아님 콩나물?

어제 달리 먹은 거라곤 그 뿐이기에 어쩌다 밖에서 먹은 음식 때문이란 생각이 들자

밖에서 먹는 식사가 마음에서 더 멀어졌다.

 

그렇게 쉬다 이메일을 보는 데 Chastain Park Golf Course에서

오늘 721분에 티 타임이 있다는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이건 뭐야?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에 Credit card pay를 보니 아직은 없었다.

Sum4명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장 선생, 아님 El 그룹으로 추측되지만

갈 생각이 없고 이미 시간도 지나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했더니 뺀단다.

 

우중충한 날씨에 손목과 머리는 아프고 설사까지 곁들인데다 골프장까지 그런

기분이 상쾌한 날은 아닌 것 같다.

잘 쉬고 싶었는데 이 또한 삶의 한 굴곡인가?

만일 그렇다 해도 이 정도를 돌부리라 하는 것도 우습겠지?

이 또한 감사의 하나로 받아들인다.

 

오늘 ()이솔에서 슬리피솔이 도착했다.

지난 번 것과 거의 흡사한 데 로고의 위치가 바뀐 것으로 보아 다른 버전인건 확실하다.

전에 건 사출에 문제가 있어 부러지는 문제가 있어 보완했다는 데 좋아졌겠지?

그러리란 기대를 한다.

 

박건권/박용권 어머님의 장례식이 Lee's Funeral에서 있어 다녀왔다.

그곳에서 김동길 선생님, 김백규/배현규 사장 등을 만났는데

세월이 많이 지났음을 새삼 느꼈다.

 

그냥 장례식이 아니라 환송예배라는 용어를 썼기에,

미국에서는 거의 95% 이상이 기독교식으로 치르기에 그러려니 하면서도

기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고 말씀이라는 단어의 설교를 들을 때

예전처럼 적극적이 호응을 하지 않고 그냥 어쩔 수 없는 참여 정도를 하는 건

순전히 장례식장에 갔다는 예의 때문이기에 고개를 숙이는 행동보다는 마음을 숙이곤 했다.

 

설교 중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Remember you will die'라는 내용이 있어

탐구하고픈 의욕이 있어 인터넷을 찾아봤다.

 

고대 로마의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Quintus Haratius Flaccus)가 지은 시 가운데

죽음과 삶을 나타내는 2개의 격언이 있습니다.

그것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입니다.

 

메멘토 모리는 라틴어로 memento (remember), mori(to die)

자신이 언젠가 죽는 존재임을 잊지마라.’라는 의미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진지하고

겸손하게 살라는 뜻입니다.

카르페 디엠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라는

호라티우스의 송가가운데 유래된 말인데 현재를 잡아라.”라는 의미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로마 공화정시절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이

자랑스럽게 시민들 사이에서 행진할 때 바로 뒤에서 전차에 함께 타고 있던 노비가

장군의 귀에 이 말을 속삭이며 너무 우쭐대지 마십시요하며

따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개선장군에게 수여되는 관에는 이런 경고문구들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Memento mori 그대는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Memento te hominem esse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Respice post te, hominem te esse memento 뒤를 돌아보라,

지금은 여기 있지만 그대 역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아무리 위대한 인간도 결국 한낱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잊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현재에 충실하며 살라는 노비의 외침 속에서

그 당시 로마의 위대한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설교에서 관을 묻고 땅을 다지며 부르는 노래인 회다지노래, 혹은 달구질 노래의

가사 중 이제 가면 언제 오나라고 하는 데 그게 틀렸다. 영원의 삶의 집으로 이사한다.“

위에서 소개한 메멘토 모리(Remember you will die!)"의 내용을 들을 때

조금은 억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내 성격 탓이었나?

그냥 받아들이자.’며 마음을 달래다가 어머님을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님께 일이 생긴다면 이란 생각까지 미치니 숙연해졌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Carpe diem!’

 

거의 종일 왼쪽 손에 통증이 있었다.

손가락 위에만 느끼던 통증이 손등은 물론 손목까지 느낄 때마다 주무르고 마사지를 하면서

얼른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아침에 하던 설가는 점심 이후에는 가라앉았다. 잘 이겨 낸 것에 감사한다.

오늘 슬리피솔 받은 것에도 감사하며

장례식에 잘 다녀 온 것도 감사한다.

오늘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