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오늘 같은 날

송삿갓 2022. 9. 6. 04:08

오늘 같은 날

 

어떤 날

눈을 떴을 때

앞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의식은 또렷하고

민감한 감정이 솟는

그런 날

 

진한 커피 향기가

나를 쿡쿡 찌르는

그런 날

 

목마와 숙녀나 만추를

한 번 더 듣고, 보고픈

그런 날

 

누군가와 마주 앉아

읽었던 책을 이야기하며

내가 잊었던 부분을

다시금 끌어내

퍼즐처럼 맞추고픈

그런 날

 

누군가

미치도록 보고프지만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그려지지 않아

추억을 쥐어뜯으며

사무치기만 했던

그런 날

 

바로

오늘 같은

그런 날

 

나는

외로운 걸까

아님 행복한 걸까

 

 

September 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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