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703일째 2022년 11월 13일(일) 애틀랜타/맑음, 강한 바람에 추운 날씨
212/39/317
11월 13일 일요일이고
63번 째 내 생일 아침이다.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혼자 아침을 보내거나
내 생일을 기억하거나 축하해주는 가족이 없어도
아침 미역국을 안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혼자 살면서는 대부분의 해가 그랬고
명상과 독서로 다져진 품위 있는 사람이란 자부심이 있었고
이미 이틀 전에 샛별이와 저녁을 먹었기에
오늘 이렇게 혼자 보낸 들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참 묘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일요일 아침이었다.
아해의 모닝콜이 40분이나 늦었고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강한 바람 때문에 골프장은 Frost Delay가 되었고
어제부터 좋지 않던 몸의 컨디션은 여전히 덜 회복되어
기왕 이렇게 된 것 잘 되었다, 오늘은 쉬자는 편한 마음을 늘어지기로 했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는데
잔기침에 쿨럭 거리며 꼭 위중의 환자가 된 것 같았고
명상을 하자며 시작했지만 불현 듯 허전함을 느꼈다.
그래도 명상을 강행하는 데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되는 듯 마는 듯 혼란스럽게 명상을 마치고 눈을 감았는데
마침 방의 실링팬이 돌아가 찬바람이 일었다.
침대를 뽀송하게 하려고 매일 아침 2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 2시간 Setting한
팬이 돌아가 몸을 일으켜 꺼야 했다.
이제 되었다 싶어 누워 마음을 가다듬고 쉬려는 데
매일 아침 내가 나가고 한 참 뒤 작동하게 Setting한 로봇청소기가 자기 할 일을 한다.
소음 때문에 결국 몸을 일으켜 청소기를 끄고 다시 쉬려니 이미 마음이 혼란,
‘생일날 아침 오늘 왜 이러냐?’
결국 로봇청소기 2대를 해체해 청소를 했다.
혼란한 마음을 풀려는 듯 아침 에먼 화풀이하듯 조금은 거칠게 말이다.
이런 상태로 종일 집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이른 오후에 걷자며 골프장에 전화해 Tee time을 잡았다.
오늘은 집에서 혼자 저녁 먹는 것도 싫어
골프장에서 걷고 저녁까지 해결하겠단 마음으로......
오전을 집에서 버둥거리다 이른 오후에 골프장으로 향할 때만 해도 마음이 이상했다.
샛별이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맙습니다. 아빠도 생일 축하해.”라는 답신에 안도를 했음에도
조금 공허하고 빈 것 같기도 하는 마음으로 보내다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내가 인생을 잘 못 살았나?’하는 생각까지 든 것은
생일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가 없는 아해가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아해한테 무슨 일이 있나?’, 아님 ‘내 생일을 잊었나?’라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골프장에 도착해서는 준비를 마치고 골프를 시작하면서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골프는 Norwood Davis와 Robert Peed 등 셋이 Stables로 출발했고
6번 홀에서 원래 티 Sheet에 있었던 Daniel Perry가 Join 했다.
후반에 들어서자 Norwood가 Day light가 다가오니 서두르자면서 속도를 빨리했다.
몇 홀을 계속 그러기에 전화기의 빅스비에 일몰 시각을 물어보니 5시 32분,
우리 시작이 오후 1시 40분이었으니 4시간 안에 마쳐야 하기에 나도 서둘렀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마친 시각이 5시 20분, 일몰시간 12분 전이라 다행이었다.
골프가방 등 장비를 자동차에 챙기고 식당에 들려 저녁 주문을 하고 샤워하러 갔다.
샤워를 마치고 식당으로 가서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스칼렙이 도착,
식사에 이어 다른 날은 먹지 않았던 후식을 먹은 건
생일인 내 자신을 위해 달달함으로 달래주려는 마음이었다.
‘잘했다. 송권식, 생일 축하해.’하며 깨끗이 비우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추운 날씨에도 운동 잘 한 것에 감사하고
축하해 주는 사람 충분하지 않음에도 생일을 잘 보낸 내 자신에 감사하고
나를 축하해준 내 자신에 감사하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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