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송삿갓 2023. 2. 13. 22:46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시각이 오전 230분이다.

눈물이 났다.

펑펑 우는 게 아니고 흐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눈물이 났는데 슬픈 마음은 아니었기에

잠자야 할 시간에 책을 읽어 조명에 눈이 부셔 눈물이 났을 지도 모르지만

마음속의 여운이 잘리지 않는 꼬리처럼 있는 것으로 보아

책 때문에 눈물이 난 게 확실하다.

 

보통의 젊은 남녀는 결혼하면 나름의 이유가 없는 한 아이를 낳는다.

자연적으로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민간요법으로

그도 잘 안 되면 의학의 도움을 받아 낳아 보려는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잘 되지 않으면 이유를 찾는다.

부부 중 누군가 죄를 지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며 신께 죄사함을 기도하며 노력하는 데

그도 또 안 되면 지치거나 포기를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부모 없는 혈연의 아이가 툭 튀어나와 자식처럼 키울 수 있는

행운이 오는 경우도 있기도 한데 이 소설의 주인공이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온 아이는 입을 다물어 행운이라기보다는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속죄하며 살아야하는 운명처럼 결론지어지는 소설이다.

너무 죄라는 틀에 가두는 후기인가?

아니 그렇지 않을 거다.

책의 끝자락에 이런 부분이 있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내 입에서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돌아서서 달렸다.

한 차례 걸친 미소였을 뿐이다. 그 이상은 없었다. 그것이 모든 걸 정상으로 돌려놓지는 않았다. 어떤 것도 정상으로 돌려놓지 않았다. 그저, 한 차례 미소였을 뿐이다. 자그마한 것, 놀란 새가 날아오를 때 나풀거리는 숲속의 나뭇잎 하나 같은 것. -본문 중에서-

 

나는 신이 결국 용서해주실 거라는 걸 안다. 신은 네 아버지와 나, 그리고 너까지 용서해주실 것이다. 너도 똑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가능하면 네 아버지를 용서해라. 그러고 싶다면 나도 용서해다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글은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아미르에게 아버지의 가장 가까운 동지이자 친구인 라힘 칸이 남긴 마지막 편지 중 일부인데 라힘 칸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아미르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착해 질 수 있는 길이 있어.”라는 말로 아미르의 발길을 아프카니스탄으로 향하게 만든 사람이다.

자기가 지은 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것 때문에 불면증을 있었던 아미르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라임 칸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신이 용서해주실 거라고 했을까?

 

몰랐던 내용인데 아프카니스탄에서는 연 날리기 대회가 있었나보다. 연 실에 유리가루를 입혀(어쩌면 먹여) 연을 날리다 상대의 연줄을 끊어야 하는 데 유리 때문에 손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나면서 하는 시합인데 끊어진 연을 쫓아가 쟁취하는 것도 하나의 쟁점이라고 한다.

끊어진 연이 떨어지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쫓아 쟁취하는 재능을 가진 하산은 아미르의 하인인데 그가 연을 쫓는 아이다.

연을 찾아주는 하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자 이렇게 이야기한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내가 책을 마치고 눈물이 났던 건

나 역시 속죄할 무언가가 있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책의 겉표지에 있는 [더 차임즈]는 이 책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람과 장소, 심리에 대한 호세이니의 명민한 묘사는 결코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호세이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February 13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