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891일째 2023년 5월 20일(토) 애틀랜타/흐리고 비, 오후에 맑음, 저녁에 다시 흐림

송삿갓 2023. 5. 21. 10:30

천일여행 2891일째 2023520() 애틀랜타/흐리고 비, 오후에 맑음, 저녁에 다시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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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사이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렸는지 도로는 물론 온 세상이 젖어있다.

거기다 안개까지 짙어 분위기를 가라앉혀 마음도 차분함을 넘어 어쩌면 외롭다는 경계

그 어디 즈음에 있어 공상을 하기에 아주 좋은 그런 날씨다.

일기예보에서 오후로 갈수록 비 내릴 확률이 높아져 늦은 오후에는 토네이도에 가까운

샤워 혹은 Storm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골프를 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이 배짱은 뭐지?

요즘 생활이 집과 골프장을 오가는 것 이외에 1주일에 한 번 병원과 Costco를 가는 것

말고는 아주 단순한데 지루하거나 허전하건 쓸쓸한 생각이 1도 들지 않는다.

뭐지?

일단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기 때문인 거고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날까?’하는 기대에

거의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도 큰 취미처럼 되었다.

물론 만나면 많은 말을 나누는 건 아니지만

간간이 서로의 궁금함을 주고받으며 내 삶과 비교하며 위로를 받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동년배 혹은 그 보다 많기에 내 앞으로의 삶에 참고하는 것?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나에게 골프라는 매개체로 쉬이 어우러짐이 나름 도움인 게다.

거기다 내가 나를 위해서 메뉴를 정하는 고민을 하다 요리를 하고 먹는 즐거움도 감사함이다.

인스탄트를 거의 먹지 않고 밖에서 사먹는 일도 거의 없이 매일 나를 위해 고민하고

요리를 할 수 있음에, 또한 먹을 수 있음에 대한 즐거움과 고마움을 의미한다.

또 한 가지는 거르지 않고 매일 천일여행기를 쓰는 것 또한 이제는 삶의 행복 줄기 중

크게 한 가지를 하고 있음 또한 감사한 삶이다.

하루의 삶을 정리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글을 쓸 수 있다는, 뭔가 발전하고 있다는 행복.

화려하지 않지만 잘 즐기는 삶에 대한 만족이 있기에 다행이고 감사한 거다.

물론 요즘은 한국에 갈 생각과 이것저것 사서 짐 꾸릴 것을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한국에 다녀와서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일단 주중에는 6시 토·일에는 7시에 일어나는

루틴이 되어 오늘도 7시에 몸을 일으켰다.

늘어지지 않고 요가 하듯 스트레칭을 마치고는 시리얼로 허기를 달래고 1층에 내려가

커피를 만들어 올라와 TV와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음미하는 커피 맛이 일품이다.

여전히 향수나 냄새에 민감하지만 음식이나 커피 같이 익숙해진 냄새에는 많이 둔해졌다.

커피 또한 예전처럼 향기를 들이키며 환각에 빠지는 듯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지만

입안에서 그리고 목줄기를 타고 내려갈 때 따스함과 향기는 음미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참 여유롭고 행복한 토요일의 아침을 보내고 있음에 감사했다.

 

정말 어이없게 등에 담이 들었다.

골프장에 넉넉히 남은 시간에 도착해 치핑연습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했다.

원래 내 출발 시각은 13, Check in을 하고 1번 홀에서 나갈 준비를 하는 데

13분은 나 말고 카트를 타는 백인 3, 다음 그룹이 지난 주 전반을 함께 했던

이상윤 선생부부가 걷는 다며 둘이니 같이 치자고 한다.

마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게 싫어 마음속으로 망설이기는 했지만 한 그룹 뒤이고

내 시각의 다른 사람들은 카트를 타니 걷는 그룹에 속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승낙했다.

앞 그룹이 나가고 다음 우리 차례, 드라이버 티 샷을 잘 하고 페어웨이에 가서 잠시 기다리다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는데 백스윙에서 그랬는지 아님 다운스윙에서 그랬는지

몸이 약간 뒤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방향이나 거리가 나쁘지 않아 예사롭게

생각하며 그린 앞으로 걸어가는 데 싸~하며 등줄기에 약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린 앞에서 칩 샷을 하려고 연습스윙을 하는 데 이미 담이 들렸음을 알게 되었다.

출발 전에 스트레칭을 덜 해서 그런 건가, 아님 거리 욕심을 낸다고 힘을 많이 주었나?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 된 게다.

올 들어 담이 들지 않아 방심한 건 아니었는지....

1번 홀을 마치고 2번 홀로 걸어가는 데 걸음걸이 마다 등줄기 통증으로 불편했고

2번 홀 드라이버 티 샷 연습을 하는 데 ! 오늘 힘들겠다.’란 생각이 절로 나왔다.

실제 샷을 할 때 통증 때문에 왼 팔을 끌지 못해 오픈 샷을 하면서 멀리 나가지 못했고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하면서 백스윙을 하는 데 통증이 심해 빨리 내려찍으며

탑 볼이 나서 굴러가다 Creek 앞에서 겨우 멈췄다.

세 번째 샷을 하면서는 이렇게 치다가는 오늘 못 마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 골프를 시작할 때 이 선생께서 4~5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니 9홀 밖에

못 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2번 홀 세 번째 샷을 하면서 차라리 비가 내리면

강제로 9홀에 멈출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상상의 기대를 했었다.

어쩔 수 없이 3번 홀부터 스윙을 줄이고 조심스럽게 샷을 하기로 하고는 실제 그렇게 했는데

오히려 실수가 없어 다른 날보다 점수가 좋아 전반을 2오버로 마쳤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멋들어지게 빗나가게 하려는 듯 전반 9을 마칠 무렵 햇살이 보이더니

후반 9을 마칠 때까지 햇살이 쨍쨍하며 무덥기까지 했다.

통증을 참고 살살 달래며 골프를 하니 큰 실수가 없어 18홀을 마칠 때까지 더블보기 없이

10오버파, 속도도 빨라 4시간 30분 만인 6시 전이었다.

골프를 끝내며 이 선생부부와 인사를 하는 데 내일도 13분이죠?”라고 묻기에

그렇다.”는 내 대답에 자기들고 같은 시각이라며 내일 보자고는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어묵국을 쿡탑에 올려 데우는 중에 샤워를 마치고는 등에 저주파마사지 패드를

붙이고는 임연수구이와 양상치무침, 무생채 등으로 상을 차려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아해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식사를 하면서 통화를 하는 데

병원에 다녀오신 아버지는 큰 문제는 아니라 다행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아해와 통화를 마치고는 설거지에 이어 쉬면서 저녁시간을 보내는 데 늦은 오후부터 내린다는

비가 다가오고 있는지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금방 어두워졌다.

자는 사이, 비가 오려나?

 

오늘 하루 운동하는 중에 비가 내리지 않은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이상윤 선생부부와 운동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아해와 통화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