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940일째 2023년 7월 8일(토) 애틀랜타/맑음, 오후에 소나기

송삿갓 2023. 7. 9. 10:10

천일여행 2940일째 20237월 8(토) 애틀랜타/맑음, 오후에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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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저녁에 먹었던 진통소염제를 어제도 먹었다. 담이 들렸던 것 같았던 옆구리는 물론 만성이 된 왼쪽 엄지부분, 왼쪽 등짝 등의 통증이 확연히 줄었기에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또 먹은 거다. 어제 US Womens Open Golf 중계를 보느라 11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 7시에 일어났는데 어제 아침처럼 통증이 많이 줄어 다행이고 감사했다. 진통소염제를 며칠 더 먹어야 하나?

 

스트레칭을 하고 1층에 커피를 만들러 내려갔는데 지난 번 살고 있는 아파트에 불이나 모두 잃었다는 청소부가 엘리베이터 청소를 하고 있었다. “괜찮으냐? 다친 가족은 없느냐? 지금도 호텔에서 지내고 있느냐?” 걱정이 되었던 마음에 폭풍질문을 하니 물어봐줘 고맙다며 아이들을 비롯해 다친 사람은 없고 새로운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대답을 한다. ‘뭔가를 더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다가 나대지 마라는 아해의 충고가 생각나 오지랖을 꾹 눌러 참았다. 그래도 다친 사람이 없고 밝은 모습을 보니 안도했고 감사했다.

 

커피를 만들어 올라와서는 일단 화장실로 가서 거사를 치렀다. 만족할 만큼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을 찾았고 먹는 것도 안정이 되어 큰 불편함이 없는 것에 감사했다. 커피를 마시며 뿌연 건너편 숲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제는 완연한 여름의 숲이 되었고 오늘 덥겠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 맛을 음미했다.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는 것에 감사했다.

 

큰 일 날 뻔했다.

오늘 골프는 13, 조금 이르게 도착해 Check in을 하고 Starter에게 이야기를 하니 지금 나가는 그룹이 2명인데 거기에 Join하란다. 골프카트로 다가가서

“Ayr you 2 sum?"

"Yes."

"May I join you?"

"Yes."

"Thank you. I'm Kenny."

"I am Mike and my daughter's name is Moon."

"Nice to meet you."

그 때의 시각이 1240분 언저리, tee time보다 20여분이 빠른 거였다. 좋아라하고 플레이를 하는 데 앞 그룹은 일본인들로 보이는 4명인데 매우 느리다. 통상적으로 일본인들은 Give me도 없이 끝까지 플레이를 하니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그대로 자기 속도는 지키는 데 그들은 전혀 아니다.

 

"Kenny, Kenny, Kenny, Kenny!!!"

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실수하고 세 번째 샷을 준비하는 중에 앞에 있던 Moon이 다급한 소리가 들렸고 뭔 일인가?‘하며 고개를 그녀 쪽으로 돌리는 데 "Be careful!"이라는 외침과 함께 눈앞에서 ~!!”하며 뭐가 지나간다. 다음 홀 티 박스에서 일본인으로 보이는 그룹의 한 왼손잡이 친구가 드라이버 티 샷을 한 볼이 완전 오른쪽으로 꺽이면서 내 눈앞으로 지나간 거였다. 거의 머리 높이로 날아갔기에 아마도 맞았더라면 큰 부상이 생길 뻔 한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Moon이 몇 번이나 "Are you okay!"하고 물었고 나는 괜찮다.”라는 대답을 했지만 아찔함에 공포감이 생겨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정도면 샷을 한 친구가 카트를 타고 와서 미안하다.”라는 게 일반적이고 인지상정인데 이 친구는 눈길도 주지 않고 대신 다른 카트의 사람들이 지나가며 손만 흔들고 지나가는 정말 매너 없는 친구들이었다.

 

전반 9을 마치고 Mike & MoonCommunity가 있다며 떠났는데 가기 직전 Moon이 내게 Last name을 묻기에 Song이라고 대답하니 자기네는 Brown이라며 다음에 또 보자며 떠났다. 요즘들어 처음 만나는 골퍼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이 "How often do you play golf?". “Everyday."라고 대답하면 놀라면서 부러워하는 데 두 번째로 많이 묻는 말이 ”What do you do for living?""Retired."라고 대답하고 그럼 뭘 했었느냐?”로 이어지는 데 모든 게 골프를 잘 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리고 골프를 마칠 때 너나 할 것 없이 다음에 또 플레이를 하자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 데 물론 인사치례로 그러는 골퍼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상적인 숏 게임에 함께 놀고픈 의지 표명이라 어깨가 절로 올라가고는 한다. 오늘 플레이를 한 Mike는 마스터즈 셔츠에 모자까지 브랜드와 깔 맞춤을 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사람으로 인식되었는데 샷 거리가 좋고 플레이를 잘 하는 골퍼라 재미있게 놀았는데 어느 시점에 나에게 베스트 스코어를 묻기에 73이라도 답을 하니 딸에게 전하며 부러워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그 만큼 인상적인 숏 게임을 보여줬기 때문이고 그들 또한 다음에 꼭 같이 플레이를 하잔다.

 

후반에는 혼자 플레이를 하는 데 앞의 일본 골퍼들이 너무 느린데다 어느 시점에 앞으로 보내 줄만도 한데 끝까지 얼쩡거려 신경이 쓰이려 했지만 그래봐야 나만 손해라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잘 즐겼다.

 

골프를 마치고 집에 도착 어제 끓인 콩나물황태국을 덜어 청양고추 반개와 부추 세 줄기 썰어 넣고 데웠다. 새우샐러리볶음도 데워 오이김치와 함께 상을 차려 저녁을 잘 먹었는데 국에 넣은 청양고추 반개였지만 엄청 매워서 식사를 마치고도 속이 조금 쓰리기도 했다. 후식에 이어 설거지를 마치고 US Womens open golf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아해와 보이스톡으로 한 참 통화를 하고는 쉬다가 오늘을 마무리한다.

 

두세 차례 소나기가 있었지만 운동 잘 한 것에 감사하며

저녁을 잘 해 먹은 것에 감사하고

아해와 통화를 한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