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942일째 2023년 7월 10일(월) 애틀랜타/아침/비, 오후/맑음

송삿갓 2023. 7. 11. 10:02

천일여행 2942일째 2023710() 애틀랜타/아침/, 오후/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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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의 일기예보로는 오늘 3시까지 비가 내리고 아침에는 흐리지만 비는 내리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예상이 빗나간 거다. TV를 틀어놓고 아침루틴을 했다. 내가 운동 시작하는 시각에 비가 그치기를 바라면서 스트레칭에 이어 아침, 커피를 만들어 오는 것에 이어 화장실까지 마쳤지만 나갈 시간이 되었음에도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오늘의 739분을 1012분으로 늦추고 다음 주 월요일 아침을 예약하고는 명상을 하면서 아침시간을 보내다 8시 조금 넘겼을 무렵 지가 그친 것 같아 Weather App을 보니 그 때 현재는 그쳤지만 1시간 뒤 약간 내린다기에 서둘러 채비를 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에 도착하니 약한 비가 내리고 있는 와중에도 이미 서너 그룹이 출발을 했기에 Check in을 하고 1번 홀에서 나갈 준비를 하는 데 뒤에서 우리랑 같이 쳐도 되요?”라는 말이 들려 뒤를 돌아보니 곽승 선생께서 다른 한 분과 막 도착하며 했던 소리였다. “그러시죠.”라고는 잠시 기다리니 카트를 타고 따라 갈 테니 먼저 나가란다. 1번 홀 중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두 사람이 카트를 타고 등장 이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인데 나랑 예전에 같이 일을 했었고 악장이에요.”라며 인사를 시킨다. 일단 홀 중간이기에 플레이를 이어 가는 데 곽 선생께서 다가와서는 저 친구가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 와서 오래전부터 골프를 했기에 처음에는 헤매겠지만 좋아질 겁니다.”라며 조금 못 쳐도 이해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

 

그렇게 두 홀이 지나고 세 번째 홀에서 이름을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신상준입니다.”

, 반갑습니다. 저는 송권식입니다.”

요즘 들어 이름을 들어도 금방 잊고는 하기에 핸드폰과 스코어카드에 이름을 적는다.

 

홀들 거듭해 갈수록 구름이 걷히고 강한 햇살이 나와 땅에 열기를 더해 엄청 습한 무더위로 몸을 지치게 했다. 그럼에도 젖은 상태의 코스는 제법 익숙해진 터라(아침 골프 때는 골프화가 푹 젖고 새서 발이 무거워 질 정도로 습하다.) 그런대로 걸을 만 했다. 곽 선생님은 그의 스타일대로 설렁설렁 잘 놀며 플레이를 이어가는 데 신상준이라는 사람은 정말 오랜 만에 치는 데다 체력이 약해 그런지 많이 힘들어하다 중간에 몇 홀은 건너뛰기도 했다.

 

플레이 중간 어느 시점에 관 선생께서 이봐, 오늘 점심 약속 있어?”라고 내게 물었다. 이미 두세 번 점심을 사시겠다는 제안에 거절하였고 오늘 또 점심하자는 이야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어 물으면 같이 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없습니다.”라는 대답에 오케이, 그럼 오늘 점심 같이 합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골프를 마칠 때 곽 선생께서

“Costco 알지?”

“Costco? 어느 거요?”

가끔 자동차에 Gas 안 넣어?”

넣지요. 그런데 저는 Brook Heaven으로 갑니다.”

! 거기 말고 Perimeter Mall에 있는 거.”

순간 점심을 Costco Food Court에서 먹자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잘 모르지만 찾아가지요.”

거기 Gas 넣는 곳 옆에 Korean BBQ가 새로 생겼어.”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리로 가지요.”

예전에는 다른 거였는데 한국사람이 그걸 샀나봐. 여기서 어떻게 가느냐 하면은...”

그냥 네비게이션 찍으면 되는 데 굳이 설명을 하시기에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카트와 골프화를 물로 씻어내고 자동차로 가서 모두 싣고 네비를 찍은 다음 출발했다.

 

정말 Costco Gas Stateion 옆에 독립건물의 상단에 'Korean BBQ, Now Open'라는 프랜카드가 걸려있었다.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려니 온통 한자만 쓰여있어 순간 당황했지만 들어가 두리번거리니 두 사람이 도착해있었다. 메뉴판에도 [Korean BBQ & Hot pot]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레스토랑 안의 장식이나 디자인은 빨간색 일색의 중국식당분위기에 온통 한자와 영어 뿐 이었다. 고기와 야채 샤브샤브, 무제한 Refill에 양념은 뷔페식으로 되어있어 자기가 골라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되는 데 특이한 것은 닭발요리가 있었다. 두 개 먹어보니 아니다 싶어 더 이상은 먹지 않았고 주로 야채 샤브샤브에 가끔 소고기와 양고기를 조금 먹었다.

 

식사를 하면서 곽 선생께서 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제법 많이 하셨다.

이 시인의 글은 말이야 입에 착착 달라붙는 게 읽는 재미가 있어.”

(이는 거의 수정을 하던 중에 소리 내서 읽어보면서 하라는 아해의 조언에 따라 고친 곳이 많아 더욱 그랬을 것으로 생각했다.)

선생님이 예쁘게 봐 주시는 거죠.”

아니야, 내가 왜 빈 말을 하겠어 특히 두 번째 시집은 자전적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 엑기스를 뽑아 낸 건데 아주 적절한 한글로 표현해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거야.”

에이 자꾸 그러시면 쑥스럽습니다.”

아니라니까, 타고 났어. 이 사람 글은 다른 나라 언어로 표현이 잘 안 되는 게 많아, 그 정도로 타고난 재주가 있는 거야.”

너무 그러시면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를 써, 그 재주 썩혀서 뭐 하겠어. 아이들 있지? 아이들에게는 아주 큰 유산이 될 거야. 정말이라니까. 음악도 그러잖아. 어떤 소리가 있으면 그걸 음률로 표현하고 사람들이 공감하는 거야. 아플 때 악! 하고 냈던 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하잖아. 당신 글이 그래 이런 상황에서는 이 표현이 너무 적절하다 그런 느낌이 있어 아주 기분이 좋다니까.”

벌떡 일어나 꾸벅 절을 했다.

참 타고난 재주가 있는 친구야. 기분이 아주 좋아. 정말 멈추지 말고 계속 써. 그리고 책을 그냥 주지 말고 돈을 받고 팔아. 그래야 사람들이 읽는다니까.”

얼큰하게 한 잔 했을 때 들을 수 있는 너무도 과한 칭찬이었지만 나 역시도 기분이 좋았다.

 

이야기를 이어 가던 중 신상준씨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와서 학교를 다녔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잠시 곽 선생님 댁에 방문한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인터넷을 통해 신상준을 찾아보니 1961년 생이고 미국에서 음악공부를 했고 부산시향과 서울시향 악장을 했었으며 지금은 인제대 음악학과 교수이며, 한국연합오케스트라(UKO) 악장 겸 트레이너란다.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는 데 그들 둘은 내일 730분 티 타임이라기에 나는 739분이라고 하니 어쩌면 내일도 같이 칠 수 있겠다며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저녁 시간을 쉬면서 보냈다. 오늘 점심을 많이 늦게 먹었기에 저녁 준비를 따로 하지는 않았고 시리얼과 요거트로 간단하게 해결하는 걸로... 그런데 저녁이 늦어 갈수록 편두통이 심해졌다. 낮에 너무 더워 그런 건지 아님 점심에 먹은 샤브샤브의 국물에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그건 건지 분간이 되지는 않지만 국물일 확률이 더 크다. 엑시드린 편두통약을 먹었지만 진정이 되지를 않는 데 예전에는 가장 많이 효과가 있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잘 듣지를 않아 Nurtec으로 달래곤 한다. 오늘도 그래야 하나?

 

아해와 통화를 하는 중에 날이 저물어 통화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채비하는 걸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아침에 내린 비를 피해 조금 늦게 비를 피해 운동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곽승, 신상준 두 분과 운동을 하고 점심까지 먹은 것에 감사하며

아해와 영통을 한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