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 이야기

죽을 힘을 다해서......

송삿갓 2010. 10. 7. 23:35

조금 전에 아침 겸 간식으로

치킨 비스켓 하나를 먹었습니다.

아침 일찍 검은콩, 검은깨를

Skim Milk에 꿀가루와 함께 타서 아침 대용을 하고

10시경 간단한 간식,

그리고 야채 샐러드 점심을 먹는데

오늘 점심부터 금식 투쟁?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비스켓 하나 먹었는데

매웠는지 속이 약간 쓰립니다.

 

몇 달 동안 속이 불편해서

약을 먹으며 치료를 했는데 경과가 좋지 않아

내일 위 내시경을 하기로 하였고

50이 넘었다 하여 대장 내시경도 같이 하기로 하여

오늘 점심부터 금식을 하고

오후부터는 장을 쓸어내는 물약 4리터를 먹고

쏟아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금식 투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잊고 사는데

50이 넘었으니 필수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 내 나이, 하며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요사이 중학교 동창 카페에 가입하여

깊숙한 추억을 더듬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동창과 그 때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35년 이라는 세월이 가깝고도 아주 멀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추억을 더듬어 정리해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회사 이야기를 돌아가 보기로 하지요.

새로운 TFT 형태의 사업을 위해서는 인적구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각 부서에서 차출한다고 하면

부서장이나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 차출 하는 방법인데

이는 부서장이나 본인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고

부서장과 협의 하여 추천을 받아 차출 하는 방법인데

이는 부서장 입장에서 자신의 가장 약한 인력을 추천하거나

본인의 반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채택한 방법이 사내공모 였습니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방법으로

회사 내에서 모집 공고를 하여 본인 의사에 따라 지원하고

적절한 사람을 선발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확정되기 전까지는 지원 사실을 비밀보장 하고

1차 서류심사는 사장님과 나 둘이하며 최종선발 시에만

인사부서와 자료를 공유하는 것으로 하여

지원 사실이 노출되어 현 부서장의 보복성 인사관리를 차단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중역회의에 보고하자

좋은 의견이라고 하며 승인을 하였음에도

자기사업부서의 인력이 빠져나갈 것을 걱정하여

부서장들과 직원들 단속하는 임원이 있는 등

회사 분위가 술렁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부서장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였고

또 다른 부서장은 자기 직원 중 누구를 차출해 가라는 압력을 넣기도 하였습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하고 지원서를 받았습니다.

어떤 직원은 자기를 선발 해 달라고 애원을 하기도 하였고

어떤 직원에게는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고 부탁하기도 하였습니다.

1명에게는 꼭 같이 일을 해야 한다는 부탁을 하였는데

그 직원은 흔쾌히 제 부탁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모집한 30여명의 직원들과

연수와 회의를 거듭하면서 기본적으로 만든 전략과 계획을

세부적으로 수립하며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 전략 중 하나가 회사 연구소만을 믿을 수 없어

외부 업체와 경쟁시키기로 하면서

두 번째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당시까지 회사 연구소는 국내 최고의 기술을 자부하며

회사 성장의 주춧돌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판단은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내 것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외주 업체의 개발이나 생산까지 고려하면서

연구소와 공장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회사의 연구소와 외부 업체의 개발 계획서를 받아

조금이라도 좋은 계획서를 선택하였고

회사의 공장과 외부 생산시설의 계획서를 받아

조금이라고 싸고 경쟁력 있는 곳의 제품생산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거의 10개월 준비를 하며

다른 회사보다 빠른 기술력에 고가의

첫 제품은 외부에서 개발하고 대만에서 생산하여 출시하여

Laptop 시장의 선두추격 포문을 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외국 제품이라며 비하 했지만 개의치 않았고

외주 개발/생산, 외주 개발 회사 생산, 회사 개발/생산 등의 제품을

줄줄이 상품화 하였습니다.

 

외주 개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온갖 기술 서적을 다 뒤져 공부하며 싸웠고

외주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대만까지 날아가

식사까지 거르며 밤샘 회의를 밥 먹듯이 하였고

개발일정을 단축하기 위하여 회사의 연구원들과

전쟁하는 듯한 험악한 분위기가 자주 일어났고

생산일정을 단축하기 위하여 공장의 라인에서 밤새기도 하였습니다.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왜 늦어지냐는 비난의 함성을 들어야 했고

출시 된 제품의 부족이나 일정 지연에는

시장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힐난을 들어야 했고

정상 궤도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에서는 여러 부서에서

빨리 흑자 나지 않는 다는 재촉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 만큼 주변의 시기와 질시 그리고 우려로

회사 내의 곳곳에 많은 적들이 만들어 지면서

기회를 엿보는 사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고가 터졌습니다.

내 인생의 최대 전환점인

건강 악화와 한국을 떠나도록 만든 사건이 말입니다.

그리고 내 생에 전과자라는 낙인을 만든 사건이기도 하구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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