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여섯 번째 이야기 - 한 라운딩에 한 가지만

송삿갓 2015. 5. 14. 22:09

한 라운딩에 한 가지만

전 이야기에서 로우 싱글 핸디캡 이 선생이 골프는 모든 문제에서 시작하는 거야라고 말 한 것을 이야기 하였다. 우리들 아마추어 특히 주말 골퍼들은 주말에 티타임을 잡으면 설레기 마련이다. 한 편으로는 이전 라운딩에서 문제 되었던 것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스치면서 많은 내 문제가 생각난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잘 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시간을 연습장으로 달려가지만 역시 쉽지 않다. 슬라이스, , 뒤땅 어느 것 하나 잘되는 게 없다. 옆 사람이 시원하게 두들기는 모습에 나도 뭔가 보여 줘야 체면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자신 있는 클럽을 휘둘러보지만 역시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다.

그나마 연습장에 가는 것은 시간이 있고 여유가 있을 때 하는 소리고 연습장에도 못 갈 경우는 더 걱정스럽다. 드라이버는 슬라이스, 아이언은 훅, 치핑 혹은 피칭은 쌩크, 퍼팅은 왕창 길거나 짧아서 문제 등등, 문제 아닌 것이 없다.

 

그렇게 걱정과 설레 임 속에 티타임이 있는 주말이 왔다. 골프 치러 가는 차 속에서 다짐을 한다. “오늘은 정말 잘 쳐야지. 지난번에 드라이버 슬라이스 났으니까 클럽 헤드를 더 클로즈 하고 아이언은 훅이 많이 났으니까 왼 발 오픈하고 Finish 잘 해야지. 그리고 피칭과 치핑은 클럽을 짧게 잡고 템포를 늦추고 퍼팅은 헤드업 하지 말고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듣지 말고 내 소신껏 잘 밀어야지 하는 등 많은 결심을 한다.

 

그리곤 골프장에 도착해 1번 티 그라운드에서 몇 번 연습 스윙하곤 시작한다. 머릿속에서는 다짐하고 결심한 것들을 되새기면서 탕~~~.

그런데 이게 웬일, 슬라이스. 세컨샷 잘하면 되지 하면서 지난 번 훅이 많이 났으니까 하면서 되새기며 탁~~~~. 아니 또 훅?

순간 첫 홀인데 뭐, 첫 홀은 올 보기이니까 두 번째 홀부터 잘하면 되지라며 해 보지만 이번에 반대로 드라이버 훅 나고 세컨샷 슬라이스, 치핑은 알밤 까기로 그린을 훌쩍 넘어 온탕 냉탕해서 겨우 올린 볼은 퍼팅에서는 길고 짧아서 3퍼팅~~~

머릿속에 복잡해지기도 하고 같이 치는 사람들은 물론 캐디에게도 눈치가 보인다. 거기에 같이 치는 사람이 김 형! 어제 밤에 뭐 했어?”라고 한 마디 하면 속에서 부글부글 하며 칠 때 마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왕창 무너져 기대했던 골프는 내 핸디도 못 지키고 참담한 모습이 된다.

 

내가 처음 골프를 시작 했을 때 머리 올려 준 레슨 프로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골프는 부채꼴입니다. 90타를 치는 사람은 한 가지 잘되면 다른 것이 잘 안 돼서 결국 90타를 치는 것입니다. , 드라이버 잘된다고 하는 날 세컨샷이나 퍼팅에서 어그러져 결국 자기 핸디를 치는 게 골프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라운딩 시작할 때 하루에 한 가지만 다짐하세요. 드라이버의 슬라이스를 잡고 싶으면 다른 것은 다 포기 하세요. 다른 것은 다음 날을 기약하고 한 가지씩 고쳐 가면 어느 순간에 부채꼴의 안쪽에 와 있는 게 골프입니다

 

캐디 언니에게 눈치 받는 100타를 칠 때 레슨 프로의 이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고 기억나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말이 생각나 "My Way"를 시작했다. 누가 뭐라던 하루에 한 가지만 생각하자. 그러다 보니 95가 깨지고 90, 85 이런 순으로 부채꼴의 정점을 향해 진군 했다. 물론 그 한 가지는 후반 9의 중간이 되면 방법을 터득하는 경우가 많다. 아쉽기도 하고 다른 것도 할 껄 하는 욕심도 있겠지만 라운딩을 마치고 그날 그 한 가지 문제를 고치거나 방법을 아는 것에 만족하고 음미하면서 느낌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골프를 정말 잘 치려면 하루에 한 가지만 고치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