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지켜라”
라운딩에서 먼저 드라이버샷 하는 사람이 먼 거리의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뜨리면 대개 “나이스샷!~~~”과 “어깨에 힘들어 가겠는데?”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는 묘한 경쟁심리가 생겨 “저 사람보다 멀리 쳐야 같이 치는 사람과 캐디에게 얼굴 팔리지 않는데”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연습한 대로 해 보지만 쪼루, 훅 아니면 슬라이스나 나서 망치게 된다.
이 경우 경쟁심리가 발동 했다는 것 자체로 이미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다.
퍼팅에서 먼저 퍼팅을 하는 사람이 준비를 하면 저 사람은 나 보다 머니까 안 들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골퍼의 심리가 아닐까? 앞 사람이 퍼팅에 짧아 실패를 하고 “볼이 안 구르네” 하면 내 퍼팅은 대개의 경우 길다. 그래도 긴 경우는 경사를 정확하게 읽으면 들어갈 확률이 있지만 상대방이 너무 길어 “와! 그린 빠르다”해서 나는 살짝 치면 홀 가까이 가지도 못해 그나마 들어 갈 확률은 없어지게 되어 있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은 이미 흔들렸다는 이야기다.
타이거 우즈는 투어 마지막 날 주로 빨간 셔츠를 입는다. 우승이나 역전 우승을 할 때는 빨간 셔츠가 더욱 돋보이고 한 골프 전문가는 상대를 위협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작전이라는 분석을 하였다. 우즈가 빨간 티셔츠를 입었다는 것은 내가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상대 선수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을 한다는 것은 안전하게 라운딩 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나는 페어웨이 우드로도 너를 제압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을 상대에게 주겠다는 전략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선수 들이 그런 우즈의 전략에 말려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아마추어들 특히 자신의 Shot이 짧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장타자와 만나면 주눅이 드는데 “김 사장! 보약 먹어야겠어” 또는 “그래 가지고 밤일은 제대로 하나”라는 말을 들으면 묘한 경쟁심리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인 골퍼지만 그런 골퍼는 대게의 경우 라운딩을 망치게 된다.
우리 회사에 대학까지 야구 투수였던 백인 세일즈맨이 둘 있는데 이 친구들 드라이버샷이 보통 300야드를 훌쩍 넘긴다. 나도 드라이버는 웬만큼 치는 사람인데 보통 5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그래서 경쟁심리가 생겨 그들을 따라 보겠다고 휘두르던 드라이버샷이 힘만 들어가고 결국은 망가져 200야드도 안 나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반 년 가까이 고생을 한 일이 있다. 물론 그 친구들과 라운딩 하면 내 골프는 더 엉망이 되고 오기가 생겨 더 휘두르면 망가지는 속도가 가속되어 늪에서 허우적거린 예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자기보다 하이핸디캡(흔히 말하는 하수)의 티샷이 더 멀리 나갈 경우 더욱 오기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핸디캡이 10타 정도 차이나면 그럴 리 없겠지만, 그리고 고정 50야드 이상 차이나면 그래도 그러려니 할 텐데 20~30야드 차이나면 조금만 더 나가면 하는 심리로 오기를 부리다 망가져 하수에게 스트록 마저도 뒤지는 일이 발생하면 더 화가 나고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많은 운동이 그렇지만 특히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상대를 의식하고 상대의 행동이나 말에 흔들리면 자신의 골프를 잃게 된다. 자신을 지키는 것, 그것이 골프의 최선책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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