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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채식주의자 -한강- 어제 어머님을 만나러 오기위해 버스를 타고 강화 초입의 정거장에서 내려 들길을 걸었다. 8개월 만이고 지난 번 왔을 때는 한 여름, 어제는 찬기가 덜 가신 햇살 좋은 봄의 날씨였다. 그런데 어제 걸었던 느낌이 들었다. ‘지금 걷고 있음이 꿈인가? 생시인가?’ 나이가 들수록 삶이 그렇다. 지금이 꿈인지 아닌지를 곱씹게 한다. 지금까지 살아 온 무수히 많은 날들, 일들, 거쳤던 환경이 내가 진짜로 살았던 건지, 아님 꿈의 연속인지를 말이다. 물론 이 책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도 그러한 헷갈림의 한 단편이다. 봄날 오후의 국철 승강장에서 서서 죽음이 몇 달 뒤로 다가와 있다고 느꼈을 때, 몸에서 끝없이 새어나오는 선혈이 그것을 증거한다고 믿었을 때 그녀는 이미 깨달았었다. 자신이 오래전부..

책을 읽고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