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2·성년의 나날들) 밭머리나 논두렁이나 가리지 않고 냉이가 질펀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가끔 시골 처녀의 머리채처럼 나스스르하고도 청청하게 돋아난 달래가 눈에 뛸 적도 있었다. 박완서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떻게 글로 이런 표현을 하지?’라는 감탄을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 데 화자가 북으로 피난(?)을 가던 중 냉이를 보고 표현한 글이다. 이런 글을 보면서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오빠가 인민군으로 끌려갔다가 총알을 맞고 치료하다 죽는 과정과 저자가 가장으로서 미군부대 PX에서 일을 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먼 친척과의 연애감정을 가지고 만나던(그 남자네 집과 오버랩이 된다.) 이야기, 그리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20대를 그린 책이다. 오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