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4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박완서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박완서 이 책에는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라는 장편 외에도 저자가 세태소설이라고 한 장편 [서울사람들], 그리고 단편 [저문 날의 삽화(2)] 등 세 편의 소설이 있다. 저자 박완서는 책 뒤에 이렇게 썼다.이건 대단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꿈으로부터 배반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창출해내는 게 어찌 여자들만의 일이겠습니까. 인간의 운명이지요. -책 뒤에, 에서- 이렇듯 여자의 이야기인데 ‘여자들만의 일이겠습니까. 인간의 운명이지요.’라고 쓴 이유는 아마도 여자도 남자와 동등한 여자이기를 바라는 강력한 주장의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내 생각..

책을 읽고 2024.09.28

호미(산문집) - 박완서

호미(산문집) - 박완서 매일 천일여행기를 써서 그런지 아님 세상을 살면서 완숙해져 그런지 어떤 날은 한 단어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그 단어를 제목 삼아 혹은 글의 핵심으로 앉아 타이핑을 하면 한 페이지 정도는 너끈히 글이 쓰여 질 때가 있다. 그렇게 쓰여 진 글이 내 마음에 잘 표현되었다며 꼭 들어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때로는 ‘이건 아니다. 뭐 이런 글을...’하고 씁쓸할 때도 있다. 억지로 ‘글을 써야지’하는 것 보다 편안하고 경륜이 있는 것 같아 ‘어 너 제법이야.’라고 하는 글을 모으면 그게 산문 아닐까? '해가 바뀐다든가 몸이 곤곤할 때면 머릿속으로 이것만은 지켜야지, 이것만은 하지 말아야지 심각하게 다짐을 하는 버릇이 있다. 방학하는 날 계획표 같은걸 벽에 써붙여 놓아야 안심하고 씩씩하게 나..

책을 읽고 2024.09.20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2·성년의 나날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2·성년의 나날들) 밭머리나 논두렁이나 가리지 않고 냉이가 질펀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가끔 시골 처녀의 머리채처럼 나스스르하고도 청청하게 돋아난 달래가 눈에 뛸 적도 있었다. 박완서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떻게 글로 이런 표현을 하지?’라는 감탄을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 데 화자가 북으로 피난(?)을 가던 중 냉이를 보고 표현한 글이다. 이런 글을 보면서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오빠가 인민군으로 끌려갔다가 총알을 맞고 치료하다 죽는 과정과 저자가 가장으로서 미군부대 PX에서 일을 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먼 친척과의 연애감정을 가지고 만나던(그 남자네 집과 오버랩이 된다.) 이야기, 그리고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20대를 그린 책이다. 오빠는..

책을 읽고 2024.09.13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기의 기억)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기의 기억) 예전 한동안은 책을 사면 안표지에 언제 어디서를 쓰고는 했는데 이 책은 '2002 Aug at LA'라고 적혀있다.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 3년이 조금 더 지날 즈음이었으니 내가 정신적, 경제적 가장 힘들어할 시점이다. 속을 토해내고픈 갈망에 출장을 핑계로 LA로 탈출해 1주일여를 보낸 일탈의 때고, 사람들을 피해 숨다시피 지내며 'LA 사랑의 교회'가서 목 놓아 울었을 게다. 책을 사서 분명 읽었을 텐데 내용 중 절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힘든 시기에 읽어 그랬든가 아님 나이가 들어 잊혀 졌을 수도 있다. 책 표지의 저자 박완서 바로 뒤에 ‘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의 기억’이라고 되어 있고 처음 작가의 말에 ‘이런..

책을 읽고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