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323

채식주의자 -한강-

채식주의자 -한강- 이러는 경우가 드물지만 책의 후기 2번째, 혹은 Version2를 쓰지 않을 수가 없었기에, 아니 어쩌면 책을 읽은 후유증이 너무도 크기에 토해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다시 시도를 한다. 물론 이번에도 어둠속을 허우적거리는 것 같은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을지라도, 그래서 또 후유증에 열병을 앓는 한이 있을지라도 주절거려 보고자 한다. 책을 엄청 좋아하는 내가 소설을 가능한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야기에 몰입이 되어 방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를 읽고는 거의 2달을 열병을 앓았고 그로 인해 거의 2년여 소설과 거리를 두었었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등 세 편의 단편 소설 같음을 모은 한 편의 장편이다. 인간..

책을 읽고 2025.04.06

채식주의자 -한강-

채식주의자 -한강- 어제 어머님을 만나러 오기위해 버스를 타고 강화 초입의 정거장에서 내려 들길을 걸었다. 8개월 만이고 지난 번 왔을 때는 한 여름, 어제는 찬기가 덜 가신 햇살 좋은 봄의 날씨였다. 그런데 어제 걸었던 느낌이 들었다. ‘지금 걷고 있음이 꿈인가? 생시인가?’ 나이가 들수록 삶이 그렇다. 지금이 꿈인지 아닌지를 곱씹게 한다. 지금까지 살아 온 무수히 많은 날들, 일들, 거쳤던 환경이 내가 진짜로 살았던 건지, 아님 꿈의 연속인지를 말이다. 물론 이 책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도 그러한 헷갈림의 한 단편이다. 봄날 오후의 국철 승강장에서 서서 죽음이 몇 달 뒤로 다가와 있다고 느꼈을 때, 몸에서 끝없이 새어나오는 선혈이 그것을 증거한다고 믿었을 때 그녀는 이미 깨달았었다. 자신이 오래전부..

책을 읽고 2025.04.05

참 묘해

참 묘해 걷다가멈칫 할 때가 있어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볼 때쇼 윈도우에 예쁜 옷을 걸치고 있는 마네킹을 볼 때하늘에 몽글몽글한 구름을 볼 때울컥하며마음에 그리움이 차올라 책을 읽다가멈출 때가 있어같이 여행을 했던 지명이 있을 때네가 했던 말과 같은 문장을 대할 때내가 네게 품었던 마음과 같은 글일 때스미는추억에 먹먹해져 영화를 보다가숨이 멎는 것 같을 때가 있어속삭임이 네가 하는 것처럼 느낄 때네게 하고픈 말이 저거다 할 때달콤한 풍경에 너와 함께이고 플 때담에 네게, 너와 하고프다며눈물이 맺히곤 해 March 8 2025

누군가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는 데

누군가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는 데 베토벤의 [Moon Light]가휘몰아치듯 마음을 휘젓는다 내가 아는 또 한 사람이죽었다슬프지 않은 척외면하는 건지아니면죽음이라는 단어에휘둘리지 않으려는 건지죽은 이를 잊고무덤덤한데딩 디딩~하는Moon Light에도랑을 막아 놓은둑이 터지듯슬픔이 쏟아진다 울지 않으면죄를 지는 것 같이온 얼굴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은아픔과 함께설움처럼 쏟아낸다 데굴데굴 구르는몸부림까지 못하더라도그래야 만죽은 이와의 추억에미안함을 덜어 내듯 아니 어쩜쏟아내고 픈삶의 한을죽은 이의 애도를 핑계로쏟아내는 지도 모를 정도로텅 빈 공간에혼자 있기에토해낸다 어떤 이가 태어났다그의 엄마는그의 아빠는한 없이 기뻐함에나도 태어남에미소를 보내고기쁨을 더한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죽었다내가 알아 갈 어떤..

봄날의 아침에

봄날의 아침에 밝음이어둠에 스며가려져 있던 세상이 마음에 닿는다나와 함께잠들어 있던아릿함이밝음을 따라느릿느릿 기지개를 켠다 봄날의 따뜻함에아지랑이 끝을 잡고돋아 오르는 새싹 어둠에웅크렸던 꽃잎이햇살에미소로 답하듯 마음의 한 켠슬픈 듯숨어있던아릿함이봄날의 햇살 따라마음과 몸에 스민다 봄날의 아침에 March 1 2025

천일여행 3494일째 2025년 1월 12일(일)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3494일째 2025년 1월 12일(일) 애틀랜타/맑음6/12 To control his own ball, all alone without help or hindrance, the golfer must first and last control himself. At each stroke, the ball vecomes a vital extension, an image of one's innermost self. -John Stuart Martin-골퍼는 도움과 방해 없이 자신의 공을 혼자 제어하기 위해 먼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제어해야 합니다. 각 스트로크에서 공은 중요한 연장선, 자신의 가장 깊은 자아의 이미지가 됩니다. 진얼이와 채연이가 다녀 간 날'내가 이렇게 서두르고 쫓기듯 살 필요가..

천일 여행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