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96일째, 2018년 9월 28일(금)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간간이 약한 비
잠퉁이
이 단어가 문법적으로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잠퉁이로 산 경험이 거의 없다.
일찍 잠자리에 들든 늦든 이른 시각에 아침을 시작했고 5시 30분 기상은 30대 초반 이후로
그러니까 적어도 25년은 거의 그 시각이면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했다.
불면증에 시달린 것은 대부분 편두통 아니면 회사의 일이나 큰 고민이 있을 때였지만
그럼에도 아침시작은 거의 비슷한 것으로 기억한다.
때로는 더 자고 싶어도 옆구리가 아파 비슷한 시각에 깨서는 활동을 시작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아니 어쩌면 불면증에 시달리면 두통이 이어 진 것으로 둘은 불가분의 관계였었고
때로는 잠자리에 들기 전 편두통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 어김없이 괴롭혀
불면증으로 이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어제 밤은 무엇부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아마도 편두통이 먼저 일 것으로 기억함)
밤새 편두통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자려는 노력을 하다가 새벽녘 타이레놀을 먹었지만
달래지 못하고 아침까지 지끈지끈.
아마도 어제 갑상선 조직검사 때문에 통증이 유발 된 것으로 추정되었고
그로인해 편두통약 먹을 생각을 전혀 못하고 타이레놀만으로 달래려 했지만 되질 않은 거였다.
오늘 주제를 잠퉁이로 한 것은 아해와 함께 있으면 늦게까지 잘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물론 옆에서 열심히 자기 때문에 나 또한 억지로 누워있다 보면 잠들기도 하지만
옆구리 통증이 없을 때가 많아 오래 잘 수 있다.
아해는 스스로 잠퉁이라 하지만 나 또한 함께 있으면 잠퉁이가 되는 것 같고
오늘은 그런 잠퉁이가 그리운 아침이었다.
오늘은 Yang Kim 선생과 둘이 9홀만 돌았다.
어제 비가 많이 왔다며 Cart path only, 코스에 나가보니 정말 질퍽이는 곳이 많았고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은 구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가 쉽지 않았지만
운동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걸었다.
지난 일요일 ROTC 장학기금마련골프대회를 마치고 헤어질 무렵 임창재 사장이
박일청 선배에게 “선배님 밥 한 번 사 주세요.”했던 요청에 오늘 점심에 함께했다.
어제 갑상선 조직검사로 오늘 피곤할 것을 예상하여 미루려는 생각을 했지만 그냥 하는 걸로,
박 선배가 잘 가는 Tasty21(샤브샤브)에서 식사를 마치고 모차르트로 자리를 옮겨 커피까지.
사무실로 돌아와 Crew 주급을 정산하며 시간을 보내고 회사의 금요일을 마무리하고 퇴근,
집으로 향하는 내내 아해와 통화를 하다 집에 도착했을 무렵에 통화를 마치고 아해는
‘잠보는 잡니다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잠자리로 나는 집으로 들어와 잠시 쉬다가
저녁준비를 하였다.
갈치를 졸이고 무국을 데워 아침에 나가기 전 안쳤던 밥에 식사를 하고 요거트와 차로 후식,
저녁을 쉬면서 최근 들어 많이 사용하는 <DNA 유전자>라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어떤 DNA 유전자가 다른가?
수학을 좋아했던, 그래서 이공계를 전공하게 된 것은 분명 가족의 DNA 유전자다.
또한 방향에 대한, 그러니까 절대방향감 같은 것도 특이한 유전자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요리’는 유전자인지 아님 어려서부터 많이 보고, 자랐던 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특이한 유전자다.
먹고 치우는 것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거나 게을러지지 않는 것을 보면 잘 하고 있는 분야다.
어머님께 “저는 잘 해먹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하면
“내가 보는 것 아니니 어찌 알겠니?”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도 귀찮아 물 말아 먹을 때가 많은 데 남자가 왜 안 그러겠니?”라고 걱정하신다.
“저는 정말 잘 해먹고 귀찮아하지도 않는다.”고 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신다.
혼자 있는 아들이 걱정해서만 하는 말씀이 아닌 것은 알지만 사실 인걸 어쩌랴~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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