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900일째 2023년 5월 29일(월) 강화/아침/흐림, 오후/맑음
103/83/149
줄기차게 내리던 비는 일단 진정이 되면서 흐리게 하루를 시작했고
아침에는 흐렸지만 제법 밝은 하늘이 보이기도 했을 정도로 개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푹 쉬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켰는데
운동을 덜 해서 몸이 묵직하고 여기저기 통증이 조금씩 있다.
하지만 그 통증은 운동을 해서 오는 게 아니라
왼쪽 어깨와 왼손 엄지부분, 오른쪽 등줄기가
느리지만 조금씩 잦아져가는 통증이란 걸 감지할 수 있는 그러함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편두통이 약간 있어 견딜만하다며 참으려 했지만
오늘따라 그 통증이 싫어 두통약을 먹어는 데 한국에 도착해 처음으로 먹는 두통약이다.
오랜만에 약을 먹어 그런지 약간의 어지러움이 있지만
꼭 환각작용이 있어 기분 좋은 게 ‘이래서 대마초나 마약을 하는 구나.’하는 그런 느낌이다.
오늘도 배변은 나쁘지 않았다.
Sudoku 한 판을 하는 동안 나름 나쁘지 않은 배변을 했고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미숫가루에 이어 인스탄트 커피를 마시고 TV를 보는 중에
뱃속 느낌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갔는데 심하지 않은 설사를 했다.
아침 차가운 미숫가루를 먹은 게 그리 빨리 배설할 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집에서도 가끔 그런 일이 있어 아마도 차가운 거나 예상하지 못한 뭔가 들어오면
뱃속에 영향을 주어 그럴 수도 있다는, 그러니까 바이러스나 어떠한 병균 때문이 아니라
갑자기 뱃속에 영향을 주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바탕 쏟아내고 나니 뱃속이 편해진 것으로 보아 어쩌면 내 추측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 어머님은 조금 늦게까지 주무셨다.
나는 6시 직전에 몸을 일으켰는데 어머님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았을 때
불현 듯 다가오는 느낌, ‘어머님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라는 거다.
그런 불길한 생각을 갖지 말자면서도 불현 듯 엄습하는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들어가 깨워볼까 하는 마음이 일지만 두려움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갈등의 시간,
그러다 어머님이 일어났을 때의 안도감에 몸에서 뭔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오늘도 들었다.
미국은 오늘이 메모리얼데이 한국은 석가탄신일 대체로 휴일이다.
때문에 요양보호사께서 오지 않는 날이고 비도 그쳐 어머님께 “어디 가고 싶은 곳 없느냐?“
물으니 장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내심 아버님 모신 공원묘원이나 이모님 댁에 가시자고 할 것 같아 물었던 건데
아버님 모신 공원묘원은 나중에 셋째가 오면 시골에 다녀오면서 가자셨다.
그래 오늘까지 푹 쉬면서 몸을 달래자는 생각에 늘어지기로 했다.
오랜만에 그래보자.....
점심에 어머님이 끓여주신 누룽지를 머고 잠시 쉬다가 산책을 나섰다.
동네 앞의 들판을 1시간여 걸었는데 햇살이 강해 많이 더워 들어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오후를 쉬었다.
5월의 산책
이틀 연이어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친 오늘
엄마와 산책길에 나섰다
엄마는 노인보행기에 의지하고
나는 그 뒤를 어슬렁거리며 따랐다
“이렇게 느린 엄마랑 걸으려니 답답하지?”
“아니요. 괜찮아요. 충분히 좋아요”
지난겨울 눈 덮여 하얗게 꽁꽁 얼었던 들녘에는
모내기를 마쳐 잔바람에 부르르 떨며 존재를 알리고
길가에는 들꽃이 가을의 코스모스처럼 피어 반긴다
참새 닮은 작은 새들이 스타카토로 노래를 지저귀고
뭘 찾았는지 쏜살같이 지나는 까치소리에
멀리서 메아리치듯 들리는 뻐꾸기장단이 산책의 배경음악
들길 걷는 엄마의
웃자란 쑥에 씀바귀
돼지감자를 가리키며
중얼거리듯 하는 온갖 참견은 산책길이 하모니
밭에 심은 고추에 감자,
그리고 고구마와 씨받이용 유채꽃이
오월 산책의 길동무다
뒤뚱뒤뚱 걷는 엄마를 뒤따르며
내년에도 걷기를 간절함 담아 하늘을 본다
정말 그랬으면 참 좋겠다
-강화에서-
May 29 2023
구운 생조기를 메인 메뉴을 저녁을 먹고 수박과 참외로 후식, 이후에는 푹 쉬면서
보내다 오늘을 마무리한다.
아침에 흐리던 날씨가 오후에 맑아져 감사하고
어머님과 산책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오늘도 차려주신 저녁을 잘 먹었음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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