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494일째 2025년 1월 12일(일) 애틀랜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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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control his own ball, all alone without help or hindrance, the golfer must first and last control himself. At each stroke, the ball vecomes a vital extension, an image of one's innermost self. -John Stuart Martin-
골퍼는 도움과 방해 없이 자신의 공을 혼자 제어하기 위해 먼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제어해야 합니다. 각 스트로크에서 공은 중요한 연장선, 자신의 가장 깊은 자아의 이미지가 됩니다.
진얼이와 채연이가 다녀 간 날
'내가 이렇게 서두르고 쫓기듯 살 필요가 없는 데 자꾸 왜 이러지?‘
이런 생각을 하며, ‘그래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살자.’라고 다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러는 내 모습을 느끼고는 명상하듯 크게 숨을 쉬고 진정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간간이 “그렇게 한 숨 쉬면 못 써~”라고 말씀하셨던 할머니가 생각나기도 한다. 오늘 아침 문득 내가 그러는 이유 중 하나를 깨우쳤다. 어쩌다 복권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1등으로 당첨이 되어도 펑펑거리며 쓰거나 누구에게나 선심 쓰듯 살지 않을 자신 있어.’라는 식으로 은퇴를 할 때 ‘나는 일이 없어도 늘어지지 않도록 살 자신이 있어.’라고 다짐을 했던 기억이 오늘 문득 떠올랐다. ‘은퇴를 하더라도 일을 완전히 접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하는 게 좋아.“ 내지는 ”뭐하러 완전 은퇴를 해? 그냥 비즈니스 가지고 있으면서 일을 좀 줄이고 놀 때 놀고, 여행 갈 때 여행 가는 등의 생활이 좋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내면에는 물론 경제적인 문제가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어떠한 루틴 없이 늘어질 대로 늘어져 살면 게을러지고, 그러다보면 정신건강은 물론 몸도 망가진다는 의미라는 걸 잘 안다. 나야 어쩔 수 없이 반 강제적으로 은퇴를 했지만 그 이전에 늘 생각했던 것 ’나는 일이 없어도 늘어지지 않고 살 자신이 있어.‘였다. 그리고 그걸 지키고자 정해진 시각에 정해진 순서에 의해 살아가려다보니 서두르고 쫓기듯 하는 거였다. 그것을 알고 나니 ’잘 하고 있는 거 고만.‘이라며 나를 토닥이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요즘 갖는 약간의 불안감은 3월에 한국에 가면 짧게는 6개월 반, 길게는 10개월, 아니 어쩌면 그 보다 길게 지내는 동안 지금과는 다른 루틴을 만들어 살아야 하는 것 때문일 게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나는 잘 할 거고 지금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보지 않은 다른 삶에 즐거움을 찾을 거라는 확신을 내게 심었다.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언젠가 사라져.
기억을 믿지 말고 기록을 믿어야 해.
기억은 참 묘하다.
분명 어제 있었던 일인데도,
오늘 다시 떠올리면 어느새 흐릿해져 있다.
감정도, 대화도, 풍경도 뚜렷했던 장면들이 안개처럼 흐릿해지곤 한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경험했던 모든 순간들이 꿈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록은 다르다.
기록은 말이 없지만 진실을 담고 있다.
내가 이 기록을 어떤 감정으로 썼는지,
그 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한 번 적어두면 절대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내가 잊어버린 기억까지 기록은 고스란히 담아둔다.
그래서 기록은 기억보다 더 깊은 믿음을 준다.
생각해보면 삶이란,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머리를 믿지 말고 최대한 매 순간을 기록해보자.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는다면,
언젠간 모든 게 흐릿하게 될 테니까.
전화기로 무심코 읽다가 푹 빠져버린 글이다.
‘누가 이렇게 잘 정리를 했을까?’
요즘 내가 가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깊이 생각에 빠지는 것을 많이 담고 있다.
사후세계까지는 아닐지라도
‘사람이 죽으면 그의 생각과 삶, 그리고 기억은 어디로 가는 걸까?’
‘지금 이 순간이 꿈이고 내가 지난밤의 꿈이라고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는 게 현실은 아닐까?’
‘내가 살아왔던 삶의 기억이 자꾸 사라지거나 다른 것과 버무려져 시간과 배경, 사람이 뒤죽박죽은 된 게 아닌가?’
예전에는 사진을 보면 당시의 기억이 세세하게 떠올리곤 했었다. 당시의 숨소리나 기분, 날씨 까지도·······.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그 기억 또한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학창시절 열심히 암기해서 가지고 있던 상식이나 단어까지도 헷갈리거나 어이 없이 다른 것과 연결시크는 일도 더욱 더 많아지면서 꿈과 현실의 혼동까지 오고는 한다. 지금 타이핑하는 손가락조차도 그렇다.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손가락을 움지겨 타이핑을 했던 것 같은 데 요즘은 수시로 멈칫 된다. ‘다름 글자를 타이핑해야 하는 손가락이 어떤 거지?‘라며 말이다. 물론 영문 타이핑은 더 하는 게 단어가 맞는지에 대한 확신감이 떨어져 그런 것 같다. 그러다 많은 경우 내가 매일 ’천일여행기‘라는 제목으로 매일의 기록을 남기는 행위를 잘 하고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고는 한다. 물론 모든 걸 전부 기록하지 않고, 또한 할 수도 없지만 적어도 그날 어디에 있었는지는 물론, 날씨가 맑았는지 흐렸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에 작년, 재작년의 오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어서다. 가끔은 천일여행기를 어느 시점에 멈출지(처음 시작할 때 천 일을 채우자고 했었지만 이미 삼천 일을 넘기면서 내 자신과의 약속은 지켰으니 언제 멈춰도 부끄럽지 않다는 엉뚱한 생각에서)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도 예전에 담배 끊을 때처럼 ’하루만 더 하지.‘라는 생각, 아님 즐거움으로 타이핑을 한다. 지금 이 순간 처럼······(이게 꿈인가?).
오늘은 엄청 맑고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날이다. 눈꽃을 피웠던 나무들에 햇살이 더해 살짝 녹아내려 더욱 강렬하게 반사하며 은빛으로 화답을 한다. 나는 그 자연의 현상을 경이롭게 감상한다. 예전에 니스에서 어느 저녁나절 지중해에 반사되는 빛, 카메룬의 크리비(Kribi)의 저녁나절 석양에 반사되던 대서양의 갈치무리가 춤추듯 강렬했던 은빛이 문득문득 지나간다. 물론 두 번 모두 아해와 함께 여행 중이었기에 들리는 음악 위에 아해를 그려가며 말이다. 맘 좋다. 같이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통상 일요일에 먹었던 만둣국을 끓이고 Romaine Hearts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는 집을 나섰다. 햇빛이 그리워서 그랬던 걸까, 집을 나서 골프장으로 향했다. 18홀을 걸어보고자 집을 나섰고 골프장에 도착해 씩씩하게 걸었다. 눈의 대부분은 녹았지만 2번 그린 주변 등 몇 곳에는 남아있었고 페어웨이는 많이 젖어 질퍽거렸다. 집을 나설 때부터 대비하고 장화를 신었기에 질퍽거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6번 걸을 때 누군가 자동차를 끌고 젖은 페어웨이를 지나가 깊이 페인 곳이 많았다. 하지만 6번 홀은 약과였다는 걸 7번 홀에 가서야 알았다. 6번 홀을 훑고 지나간 같은 트럭으로 추측이 되는 데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까지 달린 자욱이 진하게 남아 ‘내가 만일 기도를 한다면 천벌을 받으라고 할 거다.’라고 할 정도로 마음이 일그러졌다. 걷는 게 좋기는 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골프장에 더 있다면 더 험한 마음이 될 것 같아 9홀만 걷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는 쉬면서 오후시간을 잘 보냈다. 아해는 강의하러 가는 날이라 통화를 못 할 것 같다는 메시지가 도착해 통화는 안했다. 그럼에도 오늘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아침에 밖을 보며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하루를 잘 보낸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건강한 아침습관
1. 제 시간에 일어나서 수면관성으로 인한 악순환 피하기
2. 일어나자마자 누운 상태로 스트레칭 후 일어나서 스트레칭
3. 침구 정리 및 커튼을 걷어서 밝은 빛을 마주하기
4. 물 양치로 입 안을 행구고, 제일 먼저 물 마시기(250~500ml)
5. 빈속에 자극이 덜한 가벼운 아침식사로 뇌를 자극하기(씹는 음식)
6. 하루의 계획을 미리 세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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