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책을 읽는 중에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들렸다.
울었다.
소리 없이 주르륵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훔치지 않고 그냥 흘렸다.
슬프거나 외로움이 없음에도 그랬다.
노랫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 하지 않았음에도
눈물을 흘리고 싶었던 것처럼...
호탕하게 웃었던 일이 언제였나 하는 것처럼
펑펑 울었던 게 언제였나....
어쩌면
울어야 할 일들이 적지 않게 있었음에도
꾹꾹 눌러 참았다가
다 차서
넘쳐난 날이 오늘 인지도 모른다.
양 볼을 타고 한 참을 흐르던 눈물이 말라
얼굴을 당디길 때서야
내가 왜 울었지?
이 나이에 이렇게 우는 게 맞아?
그럼에도
쑥스럽거나
쪽팔리지 않은 건
보는 사람이 없어서 인가?
아니
그건 아니다.
마음이 후련한 게
그렇지는 않은 건 분명하다.
그럼 뭐지?
하는 순간
「그립다」
말랐던 볼에
또 눈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고
다문입술 사이로 짠 맛이 스며든다.
한참을 그렇게 또 울었다
소리 없이
얼굴에 눈물이 범벅되도록
꼭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April 9 2022
'그리메의 컬럼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길 (0) | 2022.05.22 |
---|---|
고즈넉이 (0) | 2022.05.18 |
나에게 더 이상 그러함이 없기를 (0) | 2022.04.03 |
28도의 그늘 아래서 (0) | 2021.08.25 |
꽃내음 (0) | 2021.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