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176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기의 기억)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기의 기억) 예전 한동안은 책을 사면 안표지에 언제 어디서를 쓰고는 했는데 이 책은 '2002 Aug at LA'라고 적혀있다.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 3년이 조금 더 지날 즈음이었으니 내가 정신적, 경제적 가장 힘들어할 시점이다. 속을 토해내고픈 갈망에 출장을 핑계로 LA로 탈출해 1주일여를 보낸 일탈의 때고, 사람들을 피해 숨다시피 지내며 'LA 사랑의 교회'가서 목 놓아 울었을 게다. 책을 사서 분명 읽었을 텐데 내용 중 절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힘든 시기에 읽어 그랬든가 아님 나이가 들어 잊혀 졌을 수도 있다. 책 표지의 저자 박완서 바로 뒤에 ‘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의 기억’이라고 되어 있고 처음 작가의 말에 ‘이런..

책을 읽고 2024.09.06

그 남자네 집-박완서

그 남자네 집-박완서 어머님의 친정인 충청남도 연기군 전동면 달전1리(윗다락골)에서 국민학교에 입학 2학년을 마치기기도 전에 서울로 이사를 했다. 10대 초반까지 엄청 나게 많이 다니던 이사 중의 하나였지만 이사과정이 나름 많이 생각나던 처음의 때였다. 암튼 이사를 해서 당시에 서울특별시 성동구(나중에 송파구로 바뀌었나?) 오금동으로 이사를 했고 어머님의 큰이모집에 얹혀살다가 화장실도 없는 6평짜리 집을 마련해 이사를 한 게 내 기억으로 아버지 명의로 가진 첫 집이었다. 그곳에서 송파에 있는 서울중대국민학교 3학년으로 전학을 했다. 그 집에서 2년 반 정도를 살았던 것 같은데 그 동네에서 버스가 다니는 큰 길로 나가는 오른쪽 언덕에 ‘상이군인’마을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상이군인이라는 뜻은 몰랐고 6.2..

책을 읽고 2024.08.25

기나긴 하루-박완서 소설

기나긴 하루-박완서 소설 최근에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었다. 모두 박완서의 소설집인데 한 권은 [엄마의 말뚝]이고 다른 한 권이 [기나긴 하루]다. 하지만 두 책을 읽은 곳은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다. [엄마의 말뚝]은 지난 7월 말 한국에서 읽었고 [기나긴 하루]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읽었다. [엄마의 말뚝]을 읽은 건 공교롭게도 유행에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코로나가 걸려 인천 송도에서 자체 격리를 하며, 그리고 그 코로나를 몸에 담고 미국에 와서 나아가며 읽은 책이 [기나긴 하루]다. 두 권에 책에는 같은 단편이 실리기도 했는데 두 번째는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인 2012년에 발행한 소설집이니 좋은 단편을 모았으리라 생각하기에 같은 글이 있는 것에 거부감이나 이질감 없이 또 읽었다. 물..

책을 읽고 2024.08.17

지금 먹는 음식에 엉터리 과학이 숨겨져 있습니다-팀 스펙터

지금 먹는 음식에 엉터리 과학이 숨겨져 있습니다-팀 스펙터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음식은 가장 좋은 약이다. 동시에 가장 복잡한 약이기도 하다. 이제 대기업, 공무원, 블로거, 연예인에게 식품이라는 중요한 부분을 맡겨서는 안 된다. 더 많은 것을 배우자. 교육이 가장 큰 희망이다. 아이에게 걷고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듯이, 진짜 음식과 가짜 음식을 구분하는 법도 알려줘야 한다.’ 언젠가 책을 읽고 후기를 쓸 때 한 번 썼던 내용인데 ‘예전에 내 주변의 한 사람 왈, 사람은 우유를 먹어서는 안 된다. 우유는 소의 젖이기 때문에 소가 먹어야 하는 거고 사람한테는 맞지 않는 음식이다.’라고는 ‘대신 솔잎에서 추출한 솔잎엑기스를 먹으면 우유에서 채울 수 있는 영양소를 다 채울 수 있..

책을 읽고 2024.02.29

양자역학 이야기 -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양자역학 이야기 -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미국사람들이 인정하는 똑똑한 미국인이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이해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왜 양자역학에 대한 책을 찾았을까? 그리고 왜 이 책 [양자역학 이야기]를 구입해서 읽었을까? 한 때는 공학도였고(비록 40년도 넘은 이야기지만), 물리를 엄청 좋아했고(이건 더 오래된 이야기, 중고등학교 때, 그럼 대학 때는 아니었나? 물론 그 때도 좋아했지만 학교공부가 너무 힘들었기에 반 수 접는다.), [양자역학]에 이어 [양자컴퓨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데 나만 모르는 것 같아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쉽게 [양자역학]을 ..

책을 읽고 2024.02.22

도둑맞은 집중력(Stolen Focus)-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January 13, 2024

도둑맞은 집중력(Stolen Focus)-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January 13, 2024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한 마을의 옆에 흐르는 냇물에 시체 한 구가 떠내려 왔다. 마을사람들은 시체를 건져 정성을 다해 장례식을 치르고 묻어주었다. 다음 날 시체 두 구가 떠내려 왔다. 마을사람들은 이번에도 시체를 건져 정성을 다해 장례식을 치루고 묻어주었다. 셋째 날 세 구의 시체가 떠내려 왔다. 그 때서야 마을 사람들은 시체가 왜 떠내려 오는지 냇물의 상류로 올라가 보았다. 시체가 떠내려 오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예전에 한 한의사가 이런 말을 했었다. “양 의학은 상처가 나면 소독약을 바르고 약을 발라 치료해 줍니다. 왜 상처가 났는지는 확인하지도 않은 체 말입니다. 한 의학은 치료의 근..

책을 읽고 2024.01.13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김창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김창래 요즘 음식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는 기본재료는 양파다. 뭔가를 볶을 때 양파기름을 만들고 국을 끓이거나 찌개를 끓일 때도 양파가 빠지지 않는다. 물론 다진 마늘도 양파와 같이 많이 쓴다. 대파나 저민 마늘은 거의 쓰지 않는 데 사러가기 불편함이 있지만 오래 보관하고 관리하기 쉽지 않아 그런다. 쪽파를 썰어 냉동실에 보관해서 사용하지만 기름을 내는 데에는 사용할 수 없고 곰탕이나 계란찜 등을 만들 때 넣기에 그리 많지는 않다. 보관하기 어렵다함은 상하거나 물러 버리는 게 아까워서다. 아깝다고 조금 이상한 것 억지로 먹었다가 탈이 나거나 속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몇 번 하고나서는 더욱 멀리하게 되었다. 대신 브라운양송이나 양상치를 많이 먹는 이유는 매주 가는 Costco에 ..

책을 읽고 2023.06.02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교섭]이라는 영화를 봤다. 몇 년 전 한국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당의 한 교회가 아프가니스탄에 선교단으로 민간인 23명을 보냈다가 피랍되어 구출하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최근에 읽은 두 권의 책, 할레드 호세이니저 [연을 쫓는 아이]와 이번에 읽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고는 두 번째 책 후기를 정리하지 않고 미루고 있었던 터라 이끌렸다. 무슬림, 미국에 대한 9.11테러로 인해 더욱 적개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 종교가 되었고 턱에 수염을 기른 아랍인들을 보면 어떻게든 개종시켜야하는 대상으로만 본 적도 있었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호모사피엔스고 그들도 그들 나름 순수한 종교성이 있음에도 달리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

책을 읽고 2023.03.04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시각이 오전 2시 30분이다. 눈물이 났다. 펑펑 우는 게 아니고 흐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눈물이 났는데 슬픈 마음은 아니었기에 잠자야 할 시간에 책을 읽어 조명에 눈이 부셔 눈물이 났을 지도 모르지만 마음속의 여운이 잘리지 않는 꼬리처럼 있는 것으로 보아 책 때문에 눈물이 난 게 확실하다. 보통의 젊은 남녀는 결혼하면 나름의 이유가 없는 한 아이를 낳는다. 자연적으로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민간요법으로 그도 잘 안 되면 의학의 도움을 받아 낳아 보려는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잘 되지 않으면 이유를 찾는다. 부부 중 누군가 죄를 지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며 신께 죄사함을 기도하며 노력하는 데 그도 또 안 되면 지치거나 포기를 한다. 그러다 어느 ..

책을 읽고 2023.02.13

파피용-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베르나르 베르베르 제 생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정치인, 군인, 목사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정부도 군대도 종교도 없는 최초의 사회를 건설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과 폭력, 신앙 이 세 가지야말로 대표적인 의존 형태지요. -본문 중에서- 이 소설은 우주선을 만들어 14만 4천 명의 사람과 동식물을 태우고 지긋지긋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1000년을 날아가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하는 내용이다. 옮긴이는 이렇게 요약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이 우주선에는 14만 4천 명의 지구인이 탑승한다. 1천 년이 넘는 우주여행을 하고 행성에 도착해서 새로운 인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탑승 인원이다. 이브를 비롯한 파피용의 창안자들은 우주선 안에서 유토피아적 사회를 실험한다...

책을 읽고 202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