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444

오이김치

오이김치 생애 첫 오이김치를 만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 19로 김치 사기 쉽지 않아 오이 썰어 된장에 찍어먹곤 하다가 마냥 그럴 수 없단 생각에 정식 김치는 아니더라도 밑반찬으로 먹을 오이김치를 작정했다. 큼지막하게 오이를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차가운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미나리 다듬어 준비하곤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다진마늘 준비하곤 앞치마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오이, 고춧가루, 액젓 순으로 넣고 버무리다 다진마늘 추가하고 썩둑썩둑 썬 미나리 더해서 설렁설렁 뒤집어서 오이김치를 만들었다. 오이 한 개에 미나리를 감싸 맛을 보려니 바다 내음이 먼저 코를 자극하며 침샘을 활짝 연다. 서걱서걱 몇 번에 마늘냄새는 엄마향기 불러내고 가슴이 뭉클. May 18 2020

네가 내게 철없다 할지라도

네가 내게 철없다 할지라도 맑고 큰 태양이 먼 들녘의 끝자락 지평선에 옅은 안개를 흩뿌리고 있어 너와 지난 에비앙으로의 여행 때 구릉위에 펼쳐진 넓은 들판에 우릴 설레게 했던 그것처럼 네 마음이 복잡하고 어려운 걸 아는데도 회오리치듯 네가 보고파 몸부림치며 징징거리고 싶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폭발하려는 설움 같은 눈물을 꼭 누르는 거야 April 28 2020

혼자 산다는 것의 깨달음

혼자 산다는 것의 깨달음 그냥 되는 대로가 아니라 가능한 깨끗하고 깔끔하고 잘 먹고 바로바로 치우고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의 반복 그 때 그럴걸 그랬어 하는 후회는 내 자신을 너무 아프게 하는 것 비 내리는 날에도 청명한 음악을 벗 삼아 깊은 사색을 즐기며 나를 위로하는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은 잘못은 반복하지 않고 내 자신에게 더 많은 격려와 칭찬으로 혼자 살며 습관처럼 갖게 된 지혜 April 19 2020